경제·금융

코스닥, 주가 ‘바퀴벌레 효과’ 위력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바퀴벌레 효과(Cockroach theory)`에 맞춘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다. 바퀴벌레 효과란 “한 마리의 바퀴벌레를 봤다면, 더 많은 바퀴벌레가 득실거릴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격언으로, 투자자들이 이미 발표된 실적결과에 따라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종목을 선택한다는 것. 이에 따라 3ㆍ4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인 기업들의 주가가 급상승 커브를 그리고 있으며, `어닝 쇼크(충격 실적)`를 보인 기업들의 주가는 추락하고 있다. 3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3ㆍ4분기에 큰 폭의 실적 호전으로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주가 흐름을 보였던 기륭전자ㆍ서울반도체ㆍ태광ㆍ한성엘컴텍ㆍ이오테크닉스ㆍ코텍 등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셋톱박스업체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모듈 생산업체로 변신한 기륭전자는 지난 30일 실적 발표 뒤 이틀 간의 소폭 조정을 거친 후 이날 상한가로 치솟았다. 디지털위성라디오 사업의 호조로 수익성 개선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3ㆍ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69.2%증가한 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서울반도체도 3일째 상승, 연중 최고치(2만650원) 기록을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 28일 실적 발표 전 20일 동안 33%이상 급등했지만, 실적 공개 이후에도 상승 탄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반면 인터넷 및 통신서비스업종과 `어닝쇼크`를 보인 LG홈쇼핑 등은 4ㆍ4분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윤남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바퀴벌레 효과`를 빗대 이 같은 주가 차별화 심화 현상을 설명했다. 그는 “바퀴벌레는 떼를 이뤄 사는 습성이 있어 한 마리가 발견되면 주위에 퍼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바퀴벌레 이론”이라며 “투자자들이 호전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은 앞으로도 실적 호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실적 부진 기업에 대해서는 서둘러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도 “기관투자자들이 지수 부담을 피해 중소형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어, 낙폭 과대주보다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소형 실적주들이 재차 상승할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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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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