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경제 재벌체제론 한계”/국민경제연 「세계석학 진단」 분석

◎유연·창의성 부족… 개방시대 적응못해/규제위주 정책도 문제,경쟁촉진 시켜야/잠재력 막강… 제2 멕시코화 되진 않을것세계의 경제석학들은 한국경제의 잠재력을 여전히 높이 평가, 멕시코와 유사한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정부규제, 정치논리의 경제논리 지배, 재벌중심의 경직된 기업활동 등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장애물을 제거하고 원화 절하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해야 지속적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재벌체제가 유연성과 창의성이 부족해 개방화시대에 걸맞지 않다고 비판하면서도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규제위주의 현행 재벌정책도 실효성이 없으므로 경쟁촉진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4일 발표한 「밖에서 본 한국경제」자료에서 세계 석학들이 한국경제를 진단한 내용이다. 이 자료는 폴 사무엘슨 MIT대 교수,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 돈 부시 MIT대 교수 등 외국의 경제전문가 20여명과 외국 경제전문지들이 지난 1년간 한국경제를 분야별로 분석하고 진단한 제언들을 모은 것이다.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높은 저축률과 교육열을 고려할 때 한국경제의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폴 사무엘슨), 「한국경제는 건실하고 역동적이어서 현 상태는 위기가 아니며 미래에 다시 회복할 것」(제프리 삭스)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반면 폴 크루그만 스탠포드대 교수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공업국의 경제적 성공은 일회적인 자원동원 능력과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에 지나지 않는다」고 낮게 평가했다. 국제수지적자에 대해서는 한국과 멕시코는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틀려 멕시코사태의 재연가능성은 없으나(제프리 삭스) 무역적자가 국민총생산(GNP)의 5%(약 2백25억달러)를 넘을 경우 위기에 처할 수 있으므로(이그레시아스 미주개발은행총재) 원화의 평가절하로 경상수지 적자폭을 축소해야 한다(돈부시 MIT대 교수)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산업 규제가 은행의 세련된 기업금융 및 위험관리기법의 개발을 어렵게 한다면서(클라우젠 전세계은행총재) 금융규제방식을 원칙허용 예외금지로 바꾸고 감독기능은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마커스 놀란드 미국 국제경제연구원) 밝혔다. 전문가들은 규모의 경제가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고 유연성을 저해하고 있어(찰리 라만치아 미국 금융인) 한국의 대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성공을 기대할 수 없고 한 부문에서의 경쟁도 벅찰 것(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이라고 진단했다. 또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산업 등에 대기업이 존재하는 장점이 있으나 독과점구조로 독창력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이 지체되는 단점이 있다(비즈니스위크)고 우리 산업구조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소수의 재벌 기업에 의존하는 과거 패턴에서 벗어나 경쟁과 개방화를 추진해야 하고 재무구조가 열악한 재벌들은 과감히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코노미스트)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투자금지 정책보다 독점금지 정책을 강화해 경쟁이 촉진되도록 하고 기업의 독점이익으로 소득불균형이 발생하면 조세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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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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