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설교통위/경부고속철 부실시공 집중질타(국감초점)

◎설계변경따른 공사비 과다증액 의혹 따져/책임지는 사람없고 공기늘어 국민 부담만건설교통위 소속 의원들은 7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장 유상열)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부고속철도의 부실시공과 공사비 증액, 설계변경에 따른 예산낭비, 안전문제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들은 특히 당초 계획보다 수조원 이상 급증한 사업비 조달의 어려움과 저가낙찰 공구의 설계변경으로 공사비를 과다 증액한데 대한 의혹을 조목조목 따졌다. 신한국당 이규택 의원은 『지난 91년 교통개발연구원이 기본계획을 발표할 당시 최적 개통연도를 98년으로 잡고 개통이 늦어질 경우 연1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2005년에 개통되면 적어도 7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이어 『95년 이후 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16개 공구 공사 중 14개 공구에서 57회의 설계변경으로 모두 5천82억6천7백만원의 공사비를 증액했다』고 덧붙였다. 신한국당 김진재 의원은 『제2차 수정계획안에 따라 총사업비가 6조8천8백94억원이나 늘었고 공기도 3년6개월 이상 연장되었는데 이에 대한 사과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을 뿐아니라 채산성과 안전성에 대한 보장이 불확실하다』고 역설했다. 김의원은 『차종선정과 그에 따른 설계도 제대로 되지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착공, 설계도는 표준설계도로 대체하는 편법이 동원되었으며 시공업체들은 설계없이 시공하거나 설계를 스스로 바꿔 공사를 진행함에 따라 공사는 공사대로 부실화되고 사업비와 공기는 갈수록 늘어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국당 최욱철 의원은 『저가낙찰, 설계변경, 사업비 증액의 전형적인 수순을 밟았다』며 『설계를 변경한 공단과 시공사의 검은 커넥션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회의 김명규 의원은 『고속철도 사업계획 수정안에는 15대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총사업비를 17조6천2백94억원으로 축소 보고했다』고 말하고 『실제 공사비 총액은 26조원규모를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이어 『고속철도사업이 허술하게 추진된 결과 최대 피해자는 한국고속철도공단과 국민들이다』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대전까지 건설하고 시운전을 통한 기술개발을 한 다음 나머지 구간을 공사할 수 있도록 김영삼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주문. 국민회의 이윤수 의원은 『98년에 인도될 TGV시제차의 안전장치에 문제가 있는 등 모두 52건의 부적합 사항이 발견됐다』며 안전문제를 제기했다. 국민회의 김봉호 의원은 『경부고속철도의 총사업비가 17조6천여억원이 아닌 21조2천여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으며 『현재 공정률이 13.7%밖에 안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캐물었다. 김의원은 『고속철도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7백15곳에서 재시공 판정을 받았고 1백77곳에서 보수 판정을 받았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자민련 변웅전 의원은 『대전역의 설계도면을 보면 고속철도 승강장이 지하 30∼40m에 위치한데다 그 위로 대전지하철이 관통하고 있어 시공은 물론 안전성에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변의원은 또 『각종 변수로 인한 공기연장과 공사비 증액에 따른 이자부담, 임시개통때 추가 투자비, 물가상승,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차손 등을 감안할 경우 고속철도 총사업비는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고 『최근 어려운 경제사정과 재정형편을 고려할 때 고속철도 건설비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투자비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민련 이의익 의원은 고속철도 건설의 부실원인에 대해 『통치권자들이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추진한데다 타당성 조사없이 졸속 노선선정, 시공사 덤핑수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여야의원은 이날 이구동성으로 경부고속철도의 부실공사와 채산성, 안전문제를 질타했으나 관계당국이 이들의 지적을 공사 실시과정에서 어느 정도 수용할지 의문이다.<황인선 기자>

관련기사



황인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