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투기 병주고 약주고(사설)

혹한에 부동산 열기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깜짝 놀란듯 사실상 용도 폐기됐던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까지 들고 나와 투기를 잡겠다고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져 헤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데 부동산값이 오르고 투기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신도시 아파트값과 그린벨트 지역 땅값으로부터 들먹거리기 시작한 부동산 불안은 전국으로 확산되어가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상승은 물가불안과 경쟁력 약화의 주범이다. 망국병인 투기는 요즘 치열하게 추진하고 있는 경쟁력 강화의 적일 뿐 아니라 어려운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사태가 악화되기 전 초장에 싹을 잘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투기 억제책 발동은 서둘수록 효과가 크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병주고 약주기 식이다. 그나마 병이 깊어져서야 처방전을 내는 꼴이어서 다분히 사후약방문격이다. 최근 몇해 안정됐던 부동산 값을 다시 요동치게 부추긴 것은 바로 정부다. 부동산이 한동안 조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토초세 양도세 등 세제와 부동산 실명제 등 제도, 그리고 강력한 억제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부동산이 아주 잠든 것으로 착각을 했거나 부동산이 잠자는 듯하나 건드리기만 하면 벌떡 일어나 휘젓고 다닌다는 생리를 몰랐음이 분명하다. 대책도 없이 규제를 헤프게 마구 풀어버린 것이다. 그린벨트 완화, 재건축기준 완화, 준농지 개발제한 완화, 공업용지 확대, 각종 개발계획 남발 등 땅값을 올릴 만한 정책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경쟁이나 하듯 쏟아냈다. 투기 억제책이나 의지는 찾아볼 수 없고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투기 조장적 정책을 폈던 것이다. 그런데도 땅값이 안 오르고 투기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했다면 정부의 능력 부족이거나 실책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는 부동산 투기가 되살아날 환경이 맞아 떨어지는 해로 예견되었다. 신도시 개발이 완료된데다 대통령선거와 10년 주기설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투기는 철저히 잡아야 한다.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할수록 효과가 크다. 토초세도 보완해서 동원하는 것에 대해 시비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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