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카싱 등 21명 1,000만불 모아 재단 결성/“반환후도 걱정없다” 의회대상 이미지 제고【뉴욕=김인영 특파원】 홍콩의 재벌들이 오는 7월 1일 주권 반환을 앞두고 미국 정계를 상대로 로비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중간 불화를 사전에 막고, 홍콩 반환에 대한 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버리기 위한 것이다. 홍콩 재벌들은 우선 미국 정계 지도자들의 잘못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국제 이미지 홍보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의회지도자들을 대거 홍콩과 중국에 초청하고 있다.
홍콩 재벌들의 대미로비는 홍콩의 내로라 하는 재벌들이 돈을 내 만든 재단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보다 나은 홍콩 재단」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단체는 지난 95년말 당시 미국의 포천지가 「홍콩의 죽음」이라는 커버스토리를 게제한데 자극받아 탄생했다. 홍콩의 최대재벌 리 카싱을 포함, 21명의 자산가들이 즉석에서 1천만 달러나 되는 대미로비자금을 모았다.
이 재단의 첫번째 목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인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 이를 위해 미국에서 이름있는 광고대행사와 손잡았다. 캐피털라인/MS&L사와는 매월 4만 달러 규모, 버슨마스텔러사와는 매월 3만 달러 규모의 광고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워싱턴의 중국계 로비스트들로 하여금 미국 정계 지도자들과의 접근을 지원하는 것도 이들의 주요 활동이다. 홍콩 재단의 지원을 받는 로비스트들은 의회지도자을 대상으로 조찬모임을 갖고,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넘어가도 걱정할 것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의 경제는 4.7%나 성장했고, 재산가치도 40%나 올라간 점을 인식시킨다.
홍콩 재벌들의 주요 타깃은 미의회지도자들. 올상반기중 의회에서 대중국 무역관련법안이 논의되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한 의회 심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따르면 홍콩 재계는 국제전략연구소(CSIS), 맨스필드 센터등 워싱턴의 영향력 있는 국제문제전문가집단에 자금을 대며 의회와 접촉하고 있다. 이들은 홍콩이 중국에 먹히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미정치인들에게 홍콩의 자본주의가 지속될 것이며, 미중 관계 개선이 홍콩의 미래에 밝은 결과를 가져다 줄 임을 강조하고 있다.
홍콩 재벌들은 미국 정계에 대한 로비와 동시에 중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 새주인이 될 중국 정부가 세계 경제에 합류할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홍콩의 이익이 중국의 이익이며, 동시에 중국의 이익이 홍콩의 이익』이라고 인식, 중국을 대신해 대미로비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