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北의 '경협 구애'… 中·美의 선택은

김정은 訪中·한중일 정상회담·美 킹 특사 방북 등 정세 급변

행로 어딜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일 새벽 특별열차를 이용, 투먼을 통해 전격 중국을 방문했다. 앞서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의 방중 당시 김 위원장을 태웠던 특별열차. /자료사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은 21~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공론화되고 오는 23일 미국의 대북 식량평가단이 베이징을 통해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 '겨울잠'에 빠진 한반도 정세에 본격적인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더불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중 경제협력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이벤트를 앞두고 이뤄져 북중 경협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중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인접한 신의주 황금평을 중국 주도로 임가공산업단지로 개발하기로 하고 28일 개발 착공식을 가지는 데 이어 30일 북한 나선(나진~선봉) 특구와 중국 접경지역인 훈춘을 잇는 나선~훈춘 고속도로 착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한중 FTA 체결을 통한 중국과 남북관계 구조 안정화, 북미관계 개선을 통한 북한 개방 본격화가 '패키지'로 꾸려지면서 한반도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이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위원장 방중에 대한 특별 브리핑을 자청해 "열차가 국경을 넘어간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이는 과거 수 차례 김 위원장이 방중했을 때도 중국의 공식확인이 있기 전에는 외교관례를 이유로 확인을 거부했던 청와대의 태도에 비춰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이례적' 행동은 이명박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한 데서도 나타났다. 이 초청은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제안된 것으로 이미 '재탕'인데 이후에도 상식과 달리 같은 제안을 거듭해 북측에 전달해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22일 도쿄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양자회동을 통해 한중 FTA의 조속한 체결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원 총리와의 회담에서 내년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차원에서 한중 FTA 체결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미국은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국 대북 식량평가단 방문을 통해 대북 식량지원과 북미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이 같은 복합적 기류변화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문제에 대한 명확한 사과입장이 표명되지 않을 경우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남북대화도 북미대화도 어렵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