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획/39주년 집 무료로 고쳐주기] 독자사연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부흥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는 이나래(평촌정보산업고 1년)양이 살고 있는 아파트다. 이양은 이곳에서 부모님과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이양이 제일 갖고 싶은 것은 자신만의 공간. 방이 2개밖에 없어 공부할 땐 오빠와 한 방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양에겐 그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거동이 불편해진 부친(이강흠·李江欽·48)이 편안히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26평형이라 네 식구가 살기에 비좁진 않지만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라 문턱이 높고 거실과 발코니, 주방과 다용도실 등의 높낮이 차이가 심해 이동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랐던 까닭이다. 더욱이 요즘들어 모친(최순래·崔純來·46)까지 관절염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 오랜 병간호로 심신에 무리가 온 탓이다. 특히 겨울이면 무릎이 시려 잠을 청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렇다고 간호를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이양에게 서울경제의 「무료 집 고쳐주기」행사는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자신의 소원을 앞당겨 이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탓이다. 이양의 부모는 『나래는 「자기 마음대로 설계하고 단장한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면서 『어려운 여건에도 건강한 꿈과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이 대견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런 이양에게 서울경제의 「무료 집고쳐주기 행사」는 소원을 앞당겨 실현할 수 있는 한줄기 빛이었고 용기를 내 펜을 들었다. 『저희 집을 고쳐주세요. 교통사고로 4년째 고생하시는 아빠를 위해....』라는 문구로 시작된 이양의 편지는 얼핏보면 당차게 보이지만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눈물을 머금고 있었고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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