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개미들 "위험 커도 고수익 겨냥" 배짱투자

저금리 장기화로 고위험 상품에 투자자 관심 쏠려

금전신탁 한달새 12조 늘고 원금보장 없는 ELS 인기


저금리 시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대상을 안전자산에서 고위험 상품으로 확대하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특정금전신탁이나 원금비보장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동양·kt ens 사태가 불거졌던 만큼 위험관리에 소홀히 하다간 피해가 속출할 수도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22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특정금전신탁 수탁액 규모가 지난해 1월 이후 전월 대비 최고치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 현재 증권·은행·보험사에서 판매되는 금전신탁 수신 잔액은 281조1,87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2조4,074억원(4.6%)가량 증가했다. 금전신탁의 잔액 증가율(전월 대비)은 2월 0.6%, 3월 0.4%, 4월 0.7%로 0%대를 3개월 연속 유지하다가 5월 3.1%로 급등한 뒤 6월(-0.7%)에는 뒷걸음쳤다.


금전신탁이란 고객이 증권사·은행·보험사 등 신탁업무를 취급하는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금전을 맡아 일정 기간 운용한 후 원금과 수익을 지급하는 방법을 말한다. 고객이 기업어음(CP)·회사채 등 투자 상품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특정금전신탁이라 부른다.

특정금전신탁이 다시 부상한 데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은행들이 7월 예금 금리를 미리 내리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나선 시중 자금이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의 신탁부 담당자는 "최근 특정금전신탁 규모가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신호가 감지되면서 시중 자금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 상품을 찾아 나섰기 때문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 특정금전신탁으로의 자금유입이 더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예금 이자가 2%대도 위협 받는 반면 특정금전신탁은 3~5%의 수익을 제공하는데다 단기 투자 및 재투자도 가능해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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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비보장형 ELS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ELS 상품이 나올 때마다 완판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저낙인·저행사가 상품을 고객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금융위기 당시에도 빠른 회복을 보인 경험이 있어 원금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7%대의 높은 수익률이 매력적인 원금비보장 ELS가 발행될 때마다 완판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상장주식보다 변동성이 커 위험도가 높은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비상장주식 담보대출 상품이 증권사에 소개되면서 이와 관련한 투자 상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비상장주식담보대출 서비스 첫날 상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담보대출에 대한 승인요청 및 집행 건수도 수건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자금이 고위험 투자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현상은 예금 이상의 수익을 좇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원금비보장 상품인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지다 보니 예금이자 수준을 만족할 수 없는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일정 위험을 감수하고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특정금전신탁이나 ELS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위험성이 낮고 대부분 상품이 기초자산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돼 있는 점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금전신탁이 원금비보장 상품인 만큼 판매사들이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공지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 실장은 "투자자들이 대부분 위험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가입하는 것이 큰 문제"라며 "과거 동양 사태로 투자자들이 크나큰 손실을 경험했던 사실을 되짚어볼 때 최종 결정자인 투자자가 위험에 대한 충분히 숙지한 후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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