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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50% 많은 600여대 주차… 극장·수족관엔 가족 손님 줄이어
"밥만 먹고 돌아가는 사람 많았는데 예약제 폐지로 여유있게 쇼핑 즐겨"
세일행사 쇼핑몰 매출 20% 증가
"50만원이나 썼는데 주차비 받아"… 무료주차 등 해결해야 활기 지속
"식당 문 열고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예약자 명단을 기록하는 칠판을 꺼냈어요. 평일이라 아직 관심이 덜한데 오늘 수준으로만 손님이 오면 시름을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일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몰. 서울시가 주차예약제를 폐지한 롯데월드몰의 첫날 풍경은 이전과 사뭇 달랐다. 전반적으로 건물 곳곳에 내방객이 꽤 눈에 띄었고 식당가와 쇼핑몰 매장에는 제법 인파로 북적였다. 사전에 주차를 예약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자 부담없이 롯데월드몰을 찾은 고객이 증가한 것이다.
롯데월드몰 6층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지난 5월 시네마랑 아쿠아리움이 재개장했을 때보다 훨씬 상황이 좋다"며 "입점 이후 처음으로 화이트보드에 예약자 이름을 적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고 말했다.
맞은편 디저트 전문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최모(24)씨는 "예전에는 식사만 하고 그냥 가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오전에 준비한 물량이 동났다"며 "주차예약제가 폐지되니까 확실히 손님들이 여유있게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주차예약제 폐지 첫날인데다 한산한 평일이었지만 극장가와 수족관에도 가족 동반 손님들이 두드러졌다.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는 주부 송지영(37)씨는 "주차예약제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점심도 먹을겸 아이랑 처음으로 롯데월드몰에 왔다"며 "아쿠아리움 시설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이번 주말에 남편과도 다시 올 생각"이라고 웃었다.
롯데월드몰 지하에 자리잡은 롯데마트 월드타워점과 쇼핑몰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예전에는 바로 인근의 잠실점에 고객이 몰렸지만 주차예약제가 폐지되자 월드타워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쇼핑몰 역시 지난달 26일부터 진행한 '블랙 시즌오프' 세일행사와 맞물리면서 평소보다 20% 정도 매출이 뛰었다.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관계자는 "어제와 비교했을 때 10% 이상 손님이 늘어난 것 같다"며 "롯데월드몰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는 것에 맞춰 기존 롯데마트와는 다른 프리미엄 대형마트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차예약제 폐지로 일단 롯데월드몰을 찾는 고객들의 불편은 덜었지만 여전히 롯데월드몰이 활력을 완전히 찾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일정금액 이상 구매하면 지급되는 무료 주차쿠폰을 서울시가 제한하는 탓에 고객 불만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박모씨는 "오늘 쇼핑한 금액만 50만원이 넘는데 주차요금을 똑같이 내는 건 불공평한 것 같다"며 "이제라도 다른 백화점이나 쇼핑몰처럼 손님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31일 오픈한 롯데월드몰은 개장 당시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수족관과 영화관이 안전점검 문제로 영업정지되면서 지난 4월 6만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번 감소한 방문객은 재개장에 들어간 5월에도 좀처럼 늘어나지 못하다가 오히려 메르스 사태로 발길이 뚝 끊겨 버렸다.
이날 롯데월드몰을 찾은 차량은 평소보다 40~50% 많은 600여대로 늘어났고 방문객도 1만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롯데 측은 추산했다. 특히 홍보가 덜 된 첫날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수치여서 주말을 기점으로 주차예약제 폐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다.
롯데월드몰을 운영하는 롯데물산 관계자는 "첫날인데도 식당가와 쇼핑몰 등을 찾는 고객들이 평소보다 훨씬 늘었다"며 "이번 주말부터 이달 말까지 열리는 글로벌 공공미술 전시회 '1600 판다+'와 방학을 맞아 방문하는 가족단위 고객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