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체질개선 끝낸 상사 CEO "이젠 혁신"

김신 삼성물산 사장 신재생 등 수익 다각화 모색

이희범 LG상사 부회장 글로벌 자원개발 사업 집중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공격적 영업 확대로 승부

문덕규 SK네트윅스 대표 유통 강화… 내실 경영 무게


김신 삼성물산 사장과 이희범 LG상사 부회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등 국내 주요 상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 공세적인 사업혁신에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979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정통 상사맨', 김신 사장은 새해 '선택과 집중', '차별화'를 목표 달성을 위한 경영 기조로 지목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에서의 신재생 사업, 칠레의 복합발전 사업 등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면서도 꾸준히 차별화된 수익 다각화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 내부적으로 가장 강조되는 단어는 '집중력'이다. 상사만의 네트워크와 정보력, 마케팅 능력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정보기술(IT)·물류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능력을 의미하는 삼성물산만의 신조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요즘에는 상품 제조사들이 세일즈나 마케팅을 직접 담당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게 돼 상사가 협력할 여지가 줄었다"면서 "이 같은 부분에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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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겨 온 LG상사는 오는 3월 주주총회 이후 정식 취임할 이희범 부회장의 역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상사는 수년간 카메라, 와인 등 유통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 자원개발의 비중을 높이는 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올해 자원 가격이 들쭉날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꾸준히 해외 비즈니즈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식 취임을 앞두고 업무 파악에 한창인 이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외부 환경을 핑계로 쉬운 목표를 추구한다면 더 이상 발전이 없다.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만큼 끈기 있게 노력함)의 마음가짐으로 의욕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거듭 도전해달라"고도 당부했다. LG상사는 지난 7월 중국 내몽고의 석탄화공 요소플랜트 지분 29%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GS그룹과 공동으로 STX에너지를 인수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이동희 부회장도 최근 임원회의에서 공격적인 영업확대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비행기가 뜨는 각도를 '앵글 오브 어택(Angle of attck· 迎角)'이라고 한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이 최근 수개월 이 각도를 이어왔고, 이제는 뜰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다짐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11, 12월 연속으로 실적이 개선된 데다, 지난해 초 사내에 신설한 SKAT(Special Knowledge And Tactics)팀의 리스크 관리 작업이 성과를 내면서 어느 정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SK네트웍스의 문덕규 대표는 '소통'을 관건으로 꼽았다. 올해 하반기 사업 재편의 고통을 겪은 만큼, 조직을 다잡으면서 내실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최근 CEO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소통'"이라며 "주력 사업인 IT 유통, 에너지 유통 부문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스피드메이트, 패션, 호텔리조트 사업의 성장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지난해 초 호주 자원기업인 코카투의 석탄 광구 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자원개발 분야에서도 꾸준히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새해들어 상사 CEO들의 사업혁신 다짐은 지난해 이뤄낸 성공적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옛 대우실업의 모태인 부산 섬유공장을 매각하며 과거에 결별을 고했다. 삼성물산은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을 매각했으며, SK네트웍스는 터키의 철강 가공사업에서 철수하고 사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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