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체들은 다음달까지 1만원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통신망을 대여하는 이동통신 3사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출시 여부는 미지수다.
2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자사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업체들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매대가를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은 이통사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보다 1만원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최저 요금이 2만9,900원(부가세 제외)인 만큼 알뜰폰은 1만9,900원 이하의 요금제를 출시해야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알뜰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뜰폰은 이통사에 비해 멤버십 혜택 등에서 불리해 요금이 1만원가량 저렴해야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용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위한 기본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전날 망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의 도매대가를 낮추고 월 4만2,000원 이하 요금제의 수익배분 비율을 55(알뜰폰)대45(이통사)에서 60대40으로 알뜰폰에 유리하게 조정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적용된 이 기준은 KT와 LG유플러스의 도매대가 및 수익배분 비율의 준거가 된다. 다만 이번에 정한 도매대가와 수익배분 비율은 정액요금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별도의 협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기존 수익배분 비율 적용해 알뜰폰에도 월 1만9,900원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손해'가 불가피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로 사실상 요금을 인하한 상황에서 알뜰폰에 대한 망 도매대가에서까지 손해를 볼 경우 수익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도매대가 수준에서 알뜰폰이 1만9,900원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망 임대자인 이통사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알뜰폰의 경우 비록 무제한은 아니지만 음성 사용량을 충분히 제공하고 데이터 용량을 이통사보다 많게 하는 대신 요금은 낮춘 틈새 요금제의 출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음성 무제한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알뜰폰 업체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유사 요금제를 출시하기 위해 요금제 구성, 도매대가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