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소재의 새로운 젖줄로 비디오 게임을 선택하고 있다. 대표적 경우인 ‘사일런트 힐’이 지난달 말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대작들이 줄줄이 제작 중이다. 그 동안 ‘툼레이더’‘레지던트 이블’ 등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쏟아져 나오기는 유례없던 일.
게임원작 영화 러시를 주도하고 있는 작품은 ‘사일런트 힐’ 이다. ‘사일런트 힐’은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용으로 제작돼 크게 히트한 게임. 이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4월말 ‘무서운 영화4’ ‘아이스에이지2’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4,0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거뒀다.
이 밖에도 할리우드에서 현재 제작중인 게임원작 영화는 7편이 넘는다. ‘반지의 제왕’‘킹콩’의 감독 피터 잭슨은 ‘헤일로’를 제작하고 있다. ‘헤일로’는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 ‘X박스’용으로 처음 발매돼 전 세계적으로 3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게임. 외계행성 ‘헤일로’에서 괴물생명체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외에 ‘미라2’‘스콜피온 킹’의 드웨인 존슨이 주연하는 ‘스파이헌터’, 인기 격투게임을 원작으로 한 ‘데드 오어 얼라이브’, 호러 액션물 ‘레지던트이블3’‘캐슬바니아’‘앨리스’ 등도 제작 중이다.
할리우드가 게임원작 영화제작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런 영화가 일정수준 흥행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할 경우 원작이 가진 명성을 홍보에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흥행에 실패할 위험이 적다.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야만 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로서는 매력적일수 밖에 없는 요소. 그 동안 할리우드는 일정수준 흥행이 보장되는 속편 제작에 열을 올린 바 있다.
또 게임 원작 영화가 영화와 만화, TV, 게임 등을 통한 ‘원소스 멀티유즈’에도 유리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는 이미 툼 레이더가 영화 제작에 힘입어 만화, TV물 등 전방위로 활용되며 증명한 바 있다.
현재 비디오게임은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즐기는 등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엔터테이먼트로 자리잡은 상태다. 게임의 그래픽, 스토리 등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 소재의 ‘마르지 않는 샘’으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에 따라 게임원작 영화러시는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블록버스터 제작의 한 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