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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기술제안형 사업 뛰어든다

최저가 공사 경쟁 심화로<br>수익 악화되자 적극 공략<br>기술제안 입찰 발주도 늘어

일감 부족과 과열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건설업계가 대형 업체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기술제안형·턴키 입찰 공사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술제안형 입찰이 상대적으로 많은 한 군(軍) 공사 현장. /서울경제DB


최근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강원도의 한 리조트 조성사업에는 8개 건설사가 입찰 서류를 접수했다. '기술제안입찰'이라는 발주처가 교부한 설계도를 토대로 입찰자가 공사비 절감, 생애주기비용 개선, 공기단축 및 공사관리 방안 등을 제안하고 이를 심사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최저가 공사와 달리 기술력이 없으면 사업 자체에 참여하지 못하는 입찰 방식인 셈이다.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기술제안형 공사에는 일반적으로 많아야 3~4개 업체가 참여해왔지만 이 리조트 사업에 8개 업체가 대거 몰린 것은 중견건설사들 때문이다.


중견건설사들이 기술력을 요구하는 공공공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저가 공사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대안으로 기술제안 방식이나 턴키공사로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남기업은 국방부가 기술제안 방식으로 실시한 주한미군 기지이전을 위한 '출입국 지원시설 및 잭클러스테이션 지역 지원시설' 사업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551억원으로 사업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현대산업개발ㆍ금호건설ㆍ성지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간사 자격으로 공사를 따냈다. ㈜한양 역시 기술제안형인 행정중십복합도시 행정지원센터 건립공사와 대통령기록관 사업을 수주했다. 태영건설ㆍ울트라건설ㆍ남양건설 등 다른 중견사들도 기술제안형 사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설계·조달·시공 및 시운전을 모두 담당하는 턴키공사도 마찬가지다. 1,000억원 이하 중소 규모 턴키 사업에 최근 중견건설사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계룡건설은 최근 조달청이 실시한 900억원 규모의 제주혁신도시 국세청 청사 신축공사를 턴키방식으로 수주했다. 남양건설은 봉래사양~동일와교 연도교 가설공사를, 태영건설은 울산과학기술대 저차원 탄소혁신소재 연구센터 건설공사를 잇따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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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들이 이처럼 기술 중심의 공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건설경기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공공공사 발주가 줄어드는데다 이마저도 경쟁이 심해 일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가 낙찰 공사의 경우 낙찰가율이 대개 60% 안팎에서 결정되지만 기술제안 방식은 이보다 높은 70~80%선에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 턴키공사는 80% 후반에서 90% 초반대에 낙찰가율이 결정돼 일단 수주만 성공하면 그만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올해 기술제안입찰 발주 물량이 10조원대로 지난해(6조7,000억원)보다 40% 가까이 늘어나 참여 대상이 크게 확대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공사 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술제안 방식의 공사 물량은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기술제안 입찰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업체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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