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특수직 연금개혁 일괄 추진이 바람직

정부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공무원연금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한다는 소식이다. 연내에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2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에 앞서 공무원연금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함께 연금 개혁안 초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공무원연금의 적자폭이 해마다 급증해 혈세로 메우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공무원연금 개혁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6,096억원의 적자를 낸 공무원연금은 오는 2011년에는 3조3,573억원, 2020년에는 13조8,126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과 연계해 사회안전망 자체로 평가해 볼 때 시기적으로 공무원연금의 개혁은 그리 손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내년에 급여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는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국민연금에 비해 급여 수준이 높지만 현행 보험료율이 17%나 되고 별도의 퇴직연금 등이 없다는 이유로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한 반발은 무척 거셀 것이다. 또한 정부는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말까지, 특수직 연금은 내년에 하는 등 시차를 두고 개혁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군인연금은 이미 지난 73년부터 적자를 면하지 못해 해마다 수천억원씩 세금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며 사학연금마저 오는 2019년 적자로의 반전이 분명하다면 공적 연금은 모두 묶어서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기초연금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퇴직연금 등을 포함해 다층구조의 사회안전망을 도모하려면 필연적으로 특수직 연금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각종 연금의 적자해소 방안을 소관부처에 맡기지 말고 종합적으로 논의할 별도 기구를 구성해야 개혁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뿐더러 수혜의 형평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저항이 따르더라도 개혁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방안이라면 이제라도 정부는 모든 공적 연금을 함께 논의해 바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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