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뱀의 머리' 직접 겨냥 불붙은 신중동전… IS 피신 장기화 예고

■ 美, IS기지 공습

"국제법 근거 미약" 英·佛 등 서구권은 참여 안해

지상군 실제 투입까지 6개월~ 1년 가량 걸릴 것


미국의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기지에 대한 공습 단행은 이번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작전에 주변 아랍국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2014년판 신중동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 근무경험이 있는 프랑스 외교관 출신의 장피에르 필리외 파리정치대 중동지역학 교수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가 주최한 화상 컨퍼런스에서 "(미국이 공습한) 시리아는 뱀의 머리가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가장 위협적인 테러조직으로 떠오른 IS의 소탕을 위해서는 이들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시리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지금껏 이라크로 제한됐던 미군의 공습 범위가 이날 시리아로까지 확전된 것은 필리외 교수의 설명처럼 미국의 공격이 IS의 심장부를 겨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e메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에 파트너 국가들이 참여했다"면서도 "공습이 진행 중인 현재로서는 더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여국들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발표 직후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명의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카타르 등이 이번 작전에 동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군 기지 제공이나 자국 영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미군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영국·프랑스 등 미국의 전통 우방국들인 서구권의 참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제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표면적 이유와 함께 자국을 노린 테러 위험성 등 때문이다. 실제 이날 IS의 동맹세력인 북아프리카 무장단체 '준드 알 칼리파'는 알제리에서 프랑스 남성을 납치, 살해 위협과 함께 프랑스가 현재 진행 중인 이라크 공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IS 대변인인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는 인터넷으로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 "미국의 반(反) IS 동맹에 참여한 국가의 비이슬람 교도들을 어떤 방법으로든 죽여라"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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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IS 동맹으로의 아랍국가 참여는 IS 격퇴를 위해 이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국제 연합 전선의 핵심이자 오바마 행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지상군 투입 없는 공습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자신들을 대신해 지상에서 싸워줄 반IS 군 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랍국들과) 조성된 새로운 연합 전선의 구축은 매우 의미 있다"며 "IS 세력에 맞서 행동을 취할 아랍 정부를 적극적으로 동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지금껏 이라크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 단독의 공습(뒤늦게 프랑스 참여)에서 여러 중동국가가 연루된 새로운 형태의 전쟁 양상으로 사태가 변모하고 있다는 점에서 "IS를 향한 오바마식 전쟁이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번 미 공습은 시리아 북부 라카 지역에 집중됐다. IS가 자신들의 점령지역을 무대로 선언한 칼리프 국가의 수도이자 IS 세력의 주요 근거지로 꼽힌다. 이곳의 IS 군 사령부, 훈련캠프, 막사, 병참기지 등 최대 20곳을 겨냥한 이번 폭격은 이라크 공습을 포함해 일일 기준 최대 공습규모라고 WP는 미군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이날 오후8시30분(한국시각 23일 오전9시30분) 홍해상의 구축함 알레이버크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뒤이어 페르시아만에 있던 조지 HW부시함에서 F-16·F-18 등 전투기와 B-1폭격기·무인기 등이 일제히 발진됐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번 공습은 앞으로 수년 동안 계속될 IS 격퇴작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IS 격퇴를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복안이 이라크 정부군 및 쿠르드군, 시리아 온건 반군 등을 비롯한 중동 토착세력을 활용하는 지상전이 포함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IS와 직접 지상전을 벌일 시리아 반군을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훈련시킬 계획이다. 이들이 실제 전투까지 투입되기까지는 최소 6개월~1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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