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과 가을이면 많은 창업박람회가 열린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도 오는 10월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지하철3호선 학여울역 근처의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제30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개최한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부스 채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모든 부스가 채워져 그나마 다행이다. 보다 많은 가맹본부와 예비창업자가 평생 함께하는 인연의 장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이번 박람회를 알차게 준비했다.
창업박람회는 많은 가맹본부가 창업희망자들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참가한다. 따라서 예비창업자에게는 한자리에서 많은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특별한 기술 없이도 짧은 기간에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적성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 신중하게 잘만 선택하면 십수년 이상을 함께할 평생 직장에 취직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 자영업 늘고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노동자 2,400만명 중 25%가 자영업자로 미국의 6%에 비해 무려 4배 이상이나 많아 폐점시 가계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썼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실패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도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폐점률은 85%에 달한다. 반면 프랜차이즈협회 집계 결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폐점률은 25% 수준에 그쳐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실패 위험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성공률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주변의 말만 믿고 막연히 가맹점 창업을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아무리 목 좋은 곳에 유망 업종을 선택해 성공적인 창업을 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거나 상권 변화나 시장이 침체되는 아이템, 경쟁이 치열한 업종을 선택했다면 오랜 기간 성공을 보장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퇴직연령은 남성 기준 55세로 지난 30년간 기업 정년은 거의 변함이 없고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명예퇴직 제도가 정착돼 40대 후반~50대 초반의 중ㆍ장년층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내몰리고 있다. 남성의 평균수명이 76세인 시대(2010년 기준)를 살면서 55세에 직장을 나오면 남은 인생을 등산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외환위기 시절 많은 퇴직자들을 창업으로 이끌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던 창업박람회는 이제 베이비부머 세대의 또 다른 시작과 도전의 장이자 평생 가족을 만나는 인연의 장이다.
필자는 많은 가족 가맹점들을 창업박람회를 통해 만났다. 그 인연으로 전국 각지에 평생 가족들을 얻었다. 아마 모든 가맹본부와 예비창업자들도 필자와 같이 들뜬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날 평생 가족과의 소중한 만남을 위해 이번 박람회를 유난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