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신혼부부 재테크 5계명

1. 통장부터 서로 공유하라<br>2. 소득절반 반드시 저축을<br>3. 청약저축·실손보험 가입<br>4. 적립식펀드로 목돈 마련<br>5. 반전세·월세도 고려해야


‘5월의 신부’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가 보다. 지난 5월부터 약 두 달 간 얼추 5곳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시간관계 상 참석하지 못하고 봉투만 보낸 곳까지 합치면 지인 중에 무려 10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이달 초 결혼을 앞둔 후배 커플과 저녁을 먹었다. 각자 직장을 다니고 있는 후배 커플이 질문을 던졌다. “결혼 후에 재테크 계획은 어떻게 짜야 할까” 중이 제 머리 깎지 못한다 했는데 그때 상황이 딱 그랬다. 본인의 재테크 전략도 그리 훌륭하지 않은데 무슨 면목으로 조언을 해줄까? 해서 이 기회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신혼부부 재테크 전략을 알아봤다.

◇시작이 중요한 신혼 재테크=모든 ‘새로 시작하기’가 그렇겠지만 신혼부부 재테크 역시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고 많은 자산전문가들이 말한다. 그리고 첫 걸음은 부부가 재무상태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쉽게 말해 ‘통장부터 결혼시키라’는 것이다. 통장을 투명하게 관리해 소득과 지출을 일원화하면 저축뿐만 아니라 절세전략에도 도움이 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쪽에 지출을 몰아 소득공제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저축의 마지노선도 있다. 자녀가 없다는 대전제 아래 소득의 50% 이상은 반드시 저축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실 출산 전까지가 오로지 재테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통상적으로 아이 1명을 대학까지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1억원에서 2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대학등록금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의 2~3배나 된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이 상품만큼은 꼭 가입하자=최근 유행하는 ‘머스트해브(Must Have)’ 아이템은 금융상품에도 있다.


대표적인 게 주택청약저축이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대다수 서민의 자식들은 전세 또는 월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조금이라도 일찍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게 청약저축이다. 가입할 때 유의할 점이라면 민영ㆍ공영아파트 모두 청약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 지역구분에 따른 1순위 금액을 따져보고 월불입 금액을 정하면 된다. 소득요건에 따라 청약가능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부부가 각각 1계좌씩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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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실손보험도 필수 아이템이다. 얼마 전 회사 선배 한 분이 뒤늦게 실손보험에 가입하며 “이 좋은 것을 왜 지금에서야…”라는 장탄식을 내뱉었는데 여기에도 찔리는 분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보장성보험은 예기치 못한 사고와 질병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다달이 몇 만원 나가는 것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실손보험은 부부 모두 가입해야 하며 참고로 최근엔 월납입금 부담이 적고 본인 사망 후 가족을 위한 사망보험이 있는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추세다.

◇목돈ㆍ부동산 등은 장기플랜으로=목돈마련 플랜도 촘촘히 짜놔야 한다. 신혼초기에는 사랑을 꽃피우느라 실감하기 어렵겠지만 출산과 육아가 본격화되면 수년 내 큰 돈이 필요한 일들이 닥치기 시작한다.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자금의 여유가 좀 더 있기 때문에 적금 같은 안정형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적립식펀드 등의 투자형 상품이 더 낫다. 다만, 출산이나 육아를 대비한 적금상품의 경우 만기를 1~3년 단위로 가입해 수령시기를 조절해야 한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겨냥한 연금상품 가입도 고려해야 한다. 하나마나 한 이야기이겠지만 연금은 일찍 가입할수록 돌아오는 혜택이 크다. 기대수명이 늘어날수록 연금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선 ‘3층연금’, 즉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이 중 의무보험 성격이 가장 뒤쳐지는 개인연금이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연금 중에서 소득공제형 연금저축에 우선적 관심을 두라고 조언한다. 특히 혹시나 모를 일이 발생해 연금상품을 해약하는 일이 없도록 총자산의 10% 정도로 시작하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주택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버는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전세가 가장 유리하지만 전세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반전세나 월세도 생각해봐야 한다. 월세를 매달 나가는 공과금의 개념으로 치환하고 절약한 보증금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큰 집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 세금도 많고 관리비만 비싸다.

흔히 결혼 이후를 ‘제2의 인생’이라 말한다. 그만큼 처녀, 총각일 때와는 다른 결의 인생이 시작되기 때문일 것이다. 제2의 인생은 출산과 함께 ‘제3의 인생’으로 이어진다. 인생의 구간구간마다 어떤 사건, 사고가 잠복돼 있는 지 아무도 모른다. 단, 유비무환의 자세로 노후를 준비한 사람이라면 무엇도 두렵진 않을 것이다. 시작은 지금부터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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