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베일에 가려져 있던 회사 내부정보를 조금씩 공개하고 있다.
아람코는 하루 산유량 1,000만배럴, 연간매출액 930억달러의 세계최대 석유회사다. 그러나 아람코는 상장기업이 아니고 부채가 전혀 없는 국영회사이기 때문에 석유생산량, 재무구조 등과 같은 내부정보를 공개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아람코는 지난해 유가급등을 조장해 폭리를 취했다는 국제적인 비판이 제기되면서 보유유전과 산유량, 시설보안대책 등과 같은 내부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이익만 추구하는 민간기업과는 달리 세계석유시장의 안정을 책임지는 중심축이 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압둘라 주마흐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가 세계 석유매장량의 25%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람코는 석유시장에서 중앙은행과 같은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우리는 세계 석유시장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책임이 있다”며 정보공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아람코가 보다 투명한 경영활동을 추구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아람코는 총5,000명에 이르는 무장 보안요원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보안관련 비용으로 모두 8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가 이 같은 정보를 공개한 것은 사우디 석유시설이 테러에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7~15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