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차 파업 악순환 고리 끊어야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더 이상의 손실을 피하고 하투(夏鬪)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현대차 노사관계의 문제점은 꼭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래서 파업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설립이래 20년간 19년 파업에, 12년 연속파업 기록을 세웠다. 세계 자동차업계에 과연 이런 노조가 있을까 싶다. 파업의 누적손실은 10조원이 넘는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현대차의 미래가 어떨지는 뻔하다. 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제너럴 모터스(GM)가 지금 생존을 걱정할 만큼 위기를 맞은 것은 강경노조와 과다한 임금 및 복지비용 부담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물며 아직 세계시장의 주전 플레이어가 아닌 업체가 그런 부담을 질 때의 결과는 말할 게 없다. 지금 세계 자동차업계는 생존의 몸부림이 한창이다. 경쟁력제고를 위해서라면 노사가 따로 없고 적과도 손을 잡는다. 일본 도요타는 엄청난 이익을 남기면서도 몇 년째 임금동결 상태다. GM과 르노 닛산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노조는 위기타개를 위해 강경투쟁을 접고 양보와 희생을 외치고 있다. 유럽회사들은 임금인상 없는 노동시간 연장에 나서고 있다. 이들과 격차가 있는 현대차로서는 더 뛰어도 따라잡기 버거운데 오히려 뒤로 가고 있으니 문제다. 임금이 국내 최고수준인 노조가 높은 임금인상을 내세워 해마다 파업으로 협력업체 및 그 근로자와 지역ㆍ국가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다. ‘몇 달간 공장 문을 닫더라도 툭하면 파업하는 못된 버릇을 이번에는 고쳐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노조는 이런 국내외 사정에 눈과 귀를 크게 열어야 한다. 사측도 철저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 등 파업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생산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임금손실분을 보전해주니 노조로서는 손해볼 게 없어 쉽게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생산격려금이 ‘파업장려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노사는 이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소비자들로부터 정말 외면당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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