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을 맺고 있는 성동조선 채권단이 연내 1조6,288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에 따라 경영정상화에 산통을 겪던 성동조선은 내년부터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 성동조선 출자전환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우리은행이 지난 17일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에 출자전환 동의서를 냈다.
우리은행(16%)은 수은(51%), 무역보험공사(20%)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수은, 농협, 소액 채권자들이 찬성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우리은행까지 찬성 대열에 합류하면서 가결요건이 충족됐다. 출자전환은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이뤄진다.
수은 관계자는 "성동조선은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데 이번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자본잠식의 상당 부분을 걷어내고 경영정상화 작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동조선의 2대 채권자인 무보가 여전히 출자전환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은 막판 변수다.
실제 출자전환을 하더라도 무보가 막판에 반대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며 채권단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수은·우리·농협 등 나머지 채권단이 무보의 채권액을 떠안아야 한다. 이는 사실상 성동조선에 대한 신규 자금지원과 같은 성격이어서 채권단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무보 관계자는 "출자전환 근거로 제시된 실사보고서의 타당성을 계속 검토하고 있으며 출자전환 입장과 반대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