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물연대 총파업] 산업계 피해 확산

대산단지 야적물량 '산더미'<br>화물연대 非소속 차주들도 운송거부에 '차량 수배' 전쟁<br>가전·전자업계 운송률 '절반'…중소 수출업체 가장 타격

발 묶인 컨테이너 '가득'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수도권 물류의 중심지인 경기도 의왕 내륙 컨테이너 기지에는 발이 묶인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여 있다./김주성기자

“어디 차 좀 없습니까.” (대산단지 유화업계 관계자) 화물연대의 전면파업으로 물류가 막히자 산업계 전반이 눈덩이 피해에 속수무책이다. 업체마다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차량을 수배하느라 북새통인 가운데 운행거부에 동조하는 비(非)소속차주들이 많아져 비상구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대산 유화단지 야적물량 급증=지난 10일 화물연대 충남지부가 일찌감치 행동에 들어가면서 수출 및 내수용 제품을 반출하지 못한 대산유화단지의 LG화학ㆍ삼성토탈ㆍ롯데대산유화 공장에는 야적물량이 2만톤 이상 쌓였다. 공장 내 유휴부지가 꽉 차도록 야적했지만 업종 성격상 생산물량을 계속 쏟아낼 수밖에 없어 시간이 흐를수록 고통의 강도가 가중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거래선이 긴급 배송을 호소한 물량만이라도 해결하려고 차량을 긴급 수배했지만 고작 1,200톤을 출하하는 데 그쳤다. ◇가전ㆍ전자업계 운송률 ‘절반’=당초부터 이번 파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자업종은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 평소 하루에 컨테이너 200~250대를 쓰던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제품 운송률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대우일렉 광주공장 역시 현재 공장에는 200여대의 컨테이너가 나가지 못하고 쌓여 있다. 철강은 곧장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내수용 철강제품 운송은 꽉꽉 막혔다. 심지어 애써 제품을 실어 내보낸 차량이 되돌아오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제품을 싣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차량들이 곳곳에서 화물연대 측의 방해에 부딪혀 납품처에 제품을 내리지 못해 결국 공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면서 “첫날부터 이런 지경이니 앞으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철근ㆍH빔 등 하루 출하량 9,000톤의 운송이 전면 중단됐고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1만3,000톤도 발이 묶였다. ◇시멘트ㆍ자동차도 ‘직격탄’=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시멘트는 배송이 멈춰버렸다. 이 상황이 좀 더 계속되면 레미콘-건설사로 이어지는 건설현장에도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날 오후 현재 제천ㆍ단양 지역 성신양회ㆍ한일시멘트ㆍ아시아시멘트의 출하물량은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들의 파업 참여로 평소의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강원권의 쌍용양회ㆍ동양시멘트ㆍ라파즈한라시멘트도 출하량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자동차의 경우 내수용 고객에게 차량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열차 운송을 최대화하고 직영 운송차량 및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의 회전율을 높여 고객인도 지연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현재 탁송 물량의 40~50% 정도를 출고하지 못해 사태 장기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 수출업체가 가장 큰 타격=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곳은 중소 수출업체들.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결과 13일 오후 현재까지 수출형 중소기업 28개사가 660만달러어치 물량을 수출하지 못했고 수입 쪽도 12개 업체가 116만달러어치에 해당하는 원ㆍ부자재를 공급받지 못했다. 백재승 무역협회 하주사무국장은 “이런 파업 국면에서는 대형 하주들의 피해상황이 언론에 부각되지만 사실 가장 크게 다치는 곳은 중소업체들”이라면서 “이들은 차량 수배 능력이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사실상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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