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가맹사업 활성화하려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후 가맹사업법)은 지난 2002년 5월에 제정된 후 4년째가 되지만 과연 이 법률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가맹사업법의 중심 내용은 정보공개서제도,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제도, 가맹사업거래상담사제도로 돼 있다. 과거 일부 가맹본부의 경우지만 독특한 노하우나 제품의 개발기술 없이 일순간에 실ㆍ퇴직자를 미혹시키는 허위ㆍ과장된 가맹점 모집광고를 통해 가맹비만 챙기거나 또 반복해서 다른 가맹사업(프랜차이즈)에 대한 허위ㆍ과장된 광고로 가맹비를 챙기는 사례 등이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규율하기 위해서 가맹사업법의 제정을 통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여러 가지 제도를 두게 됐다. 하지만 가맹사업법의 홍보 부족으로 가맹사업법의 주요 제도를 아는 가맹희망자 내지 예비창업자들이 많지 않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사업 현황, 임원의 경력, 가맹점사업자의 부담, 영업 활동의 조건,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지원ㆍ교육ㆍ훈련ㆍ지도ㆍ통제, 가맹계약 해제ㆍ해지ㆍ갱신, 그밖의 해당 가맹사업에 관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수록해 책자로 편철한 문서를 말한다. 정보공개서를 통한 성실한 정보 공개는 가맹사업 관련 가맹점사업자의 피해 및 분쟁 예방을 위한 것이다. 정보 공개는 가맹사업거래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바,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예비가맹점인 가맹희망자들이 우량한 가맹본부와 불량한 가맹본부를 구별함으로써 공정한 계약 체결이 가능하고 계약이 공정하게 체결돼야만 당사자간 분쟁 발생 여지가 적어지게 된다. 그러나 가맹희망자 중에서 가맹본부에 정보 공개 청구를 하고 가맹 계약을 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다. 그리고 현재 가맹사업법상 정보공개서 제공이 서면신청자에게만 제공하도록 돼 있어서 서면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는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아도 가맹본부에 벌칙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제도의 활성화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면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정보공개서를 제공하도록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이 역시 변질돼 비밀유지각서를 낸 사람에게만 정보공개서를 제공하도록 해 용어만 수정됐을 뿐 별 차이가 없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가맹 계약이나 가맹금을 받기 14일 전에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가맹금 반환조건으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14일 숙고기간 위반을 가맹금 반환조건에서 삭제함으로써 정보공개서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조항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 정보공개서의 기본 취지가 살아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맹희망자가 정보공개서를 요청할 경우 가맹본부는 지체 없이 정보공개서를 제공하고 그 후 비밀유지각서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14일의 숙고기간을 위반할 경우도 가맹금 반환조건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가맹사업법의 다른 두 제도인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와 가맹사업거래상담사도 마찬가지로 법률상 미비점과 홍보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사업당사자를 위해 분쟁의 사전 예방과 사후 분쟁 해결을 위해 만든 법률이다. 이 법률의 근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적극적인 홍보와 공정한 가맹사업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단 법이 시행되고 있는 이상 반드시 지켜지도록 위반자에 대한 법 집행도 보다 엄격해져야 할 것이다. 가맹사업법이 제대로 작동되면 프랜차이즈시장이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우량한 가맹본부들이 프랜차이즈시장에서 많이 활약을 할 것이며 가맹희망자들도 안심하고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 것이다. 결국 이는 프랜차이즈시장 확대의 기초가 되고 국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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