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금에 악소리 나요

종부세·자동차세 연말 집중…학원비·난방비등 크게 올라<br>쌍춘년 축의금도 부담…서민층 소비는 엄두도 못내


세금에 악소리 나요 종부세·자동차세 연말 집중…학원비·난방비등 크게 올라쌍춘년 축의금도 부담…서민층 소비는 엄두도 못내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대출이자에 인상된 학원비, 여기다 각종 세금까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악' 소리가 날 지경입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주부 L(37)씨는 연말 가족 외식계획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자녀 어린이집 비용이 전년보다 2배 가까이 인상된데다 반기별로 내는 자동차세에 겨울철 난방 증가로 아파트 관리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비용은 매달 6만원 하던 것이 12만원으로 올랐고 난방비용은 지난 11월 10만원선이던 것이 이달에는 20만~30만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L씨는 "학원비나 아파트 관리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왔고 자동차세 등도 몰려 자금수요가 어느 해보다 빠듯한 실정"이라며 "연말 가족과의 외식계획을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 가정마다 종합부동산세ㆍ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 고지서가 한꺼번에 집중되고 사교육비도 전년보다 크게 오르는 등 자금수요가 몰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말 자금수요 집중 탓에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에 사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민의 1% 정도가 대상이라고는 하지만 강남 E아파트에 사는 대기업 임원인 H(49)씨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만만찮다고 실토했다. 게다가 내년에 입학하는 자녀의 등록금 역시 예상보다 많아 고민이다. H씨는 아쉽지만 올 겨울 가족과의 스키장 나들이 계획까지 취소해가며 방안을 찾고 있다. '올해 결혼하면 큰 복을 얻는다'는 쌍춘년을 맞아 결혼식이 폭증하면서 직장인들의 지갑도 더욱 얇아졌다. 대기업 증권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K(35)씨의 경우 올해 결혼 축의금으로 지출된 돈만 100만원이 넘을 정도다. K씨는 평소 '마당발'이라는 얘기를 듣는 것도 아닌데 주위 친인척이나 지인들의 결혼식이 예년보다 급증해 축의금이 예년보다 과다하게 지출됐다. 이 때문에 K씨는 수년째 연말이면 만나오던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올해는 나가지 않기로 했다. 특히 K씨의 경우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대출 원리금 상환에다 자동차세ㆍ부동산세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미 연말을 즐길 만한 여유자금이 바닥난 상태다. K씨는 "연말 세금이나 대출이자를 내야 하고 결혼 축의금으로만 100만원을 넘게 써 기분 낼 분위기가 아니다"며 "의례적인 모임은 아예 발을 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연말 세금집중 등 서민 가계의 자금수요 급증으로 한해를 소박하게 마무리하려는 서민들의 계획마저 물거품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연말에 세금들이 집중되면서 서민들이 소비에 더욱 인색해하는 경향이 짙다"며 "올해는 특히 종부세 영향 등으로 소비성향은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6/12/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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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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