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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대한 정책결정을 내리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조언을 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일반에 공개된 가이트너 장관의 다이어리를 분석, 지난 18개월간 그와 가장 자주 대화한 금융권 인사가 핑크 CEO라고 보도했다. 가이트너 장관이 위기시 정책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을 파악하거나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핑크 CEO와 가진 전화통화나 회동은 최소 49차례나 된다. 이는 월가 자산규모 6대 투자은행 CEO들과의 통화나 만남 횟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으로 평균 11일에 한번꼴로 연락을 취한 셈이다.
같은 기간 가이트너와 월가 대형 투자은행 CEO와의 개인적 교류 건수는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이 17회, 골드먼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13회에 달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5회,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든 5회, 웰스파코의 존 스텀프 2회, 씨티그룹 비크람 판디트는 단 1회에 그쳤다.
핑크 CEO에 이어 두번째로 가이트너 장관과 가까운 금융권 고위인사는 앞서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루빈이다. 현재 센터뷰파트너스에 자리잡은 루빈 전 장관과는 같은 기간 33차례나 개인적인 연락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문은 가이트너 장관이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시절부터 핑크 CEO와 친분을 쌓아왔으며 그만큼 정부가 정책집행을 할 때 핑크 CEO에게 의지해왔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를 구제하기 위해 취득한 주식을 관리하거나 씨티그룹 구제 결정을 내리는 데도 그와 상의했으며 지난해 미 국채발행 상한 확대를 둘러싸고 백악관과 의회가 팽팽히 맞서던 시기에는 한주 동안 네 차례나 통화하기도 했다. 그해 7월31일 국채 상한조정 합의가 이뤄진 뒤 가이트너 장관이 벤 버냉키 FRB 의장 다음에 전화를 한 사람도 핑크 CEO였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대해 블랙록은 논평을 거부했으며 재무부는 "가이트너 장관은 국내외 경제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