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렁뼈(연골)가 닳아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온찜질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모든 관절염 환자들에게 온찜질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류머티스나 통풍성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권용진 일산하이병원 관절센터 소장은 "류머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자신의 관절을 공격해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늘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류머티스와 통풍성 관절염 환자들이 온찜질을 하게 되면 염증 반응이 촉진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초기에는 손가락이나 손목 등 신체 관절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염증이 심해질수록 넓은 부위의 관절로 확대된다. 아침에 일어난 후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조조강직, 관절에 염증이 침투하면서 생기는 관절변형 등의 증상이 점차 나타난다.
권 소장은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주변은 항상 부어 있고 열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상태에서 온찜질을 하면 관절이 화끈거리면서 빨갛게 붓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며 "요산대사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발병하는 통풍성 관절염 환자들도 온찜질을 하면 혈류 흐름이 촉진되는 과정에서 조직 내 림프액과 삼출액이 과잉되며 부종과 염증 물질도 함께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통풍성 관절염 환자도 온찜질을 하면 관절부위에 열이 나고 붓는 것은 물론 강직과 함께 통증도 더 커질 수 있다.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하다가 발생하는 급성 발목염좌 상태에서도 바로 온찜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이 또한 피해야 할 행동이다. 발목이 삐면 붓기 시작하기 때문에 처음 3~4일간은 아이스팩을 대 부기를 가라앉히고 난 후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라도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수축기 혈압이 180 이상인 고혈압 환자나 하지정맥류와 안면홍조 등을 앓고 있는 경우 고온의 찜질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권 소장은 "고온에서 장시간 찜질을 할 경우 척추기립근이 지나치게 이완될 수 있는데 이때 스트레칭 등 과도하게 몸을 움직이면 허리나 목을 삐게 될 수 있다"며 "장시간 땀을 빼면 칼슘과 인·마그네슘 등 신체에 필요한 필수 미네랄의 체외배출이 많아져 골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