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계만족도 중산층만 제자리

고·저소득층비해 상대적으로 낮아<br>정부 정책·기업 마케팅서도 '왕따'

우리나라 중산층이 정부 정책과 기업 마케팅, 경제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 면에서 ‘외톨이’ 신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들이 중산층 보호와 확대 재생산을 주요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24일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가 공동 실시한 한국종합사회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경제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반면 중산층은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월평균 총 가구소득이 200만~499만원에 달하는 중산층은 지난 2003년 전체의 52%에서 2006년 현재 49%로 줄어든 상태. 이들이 지난 3년간 느낀 가계 경제만족도는 다른 소득계층에 비하면 ‘나 홀로’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중산층보다 높거나 낮은 계층이 느끼는 살림살이 만족도는 비교적 큰 폭의 상승 추세를 보여왔다. 반면에 중산층의 가계 경제만족도는 2003년 39%에서 43%로 증가한 데 그쳐 19%에서 28%로 호전된 저소득층이나 52%에서 62%로 올라선 고소득층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부진했다. 이는 현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대부분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마케팅에서도 중산층은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소비 양극화로 인해 기업 마케팅 대상으로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데다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것. 중가제품 시장이 소비의 48%를 차지하는 미국이나 중산층 재생을 시급한 과제로 여기는 일본 등과는 사뭇 다른 입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을 반영하듯 자본주의에 대해 갖는 중산층의 이미지는 지난 3년 새 악화되고 있다. 2003년 현재 중산층이 자본주의에 대해 가진 이미지가 ‘물질적 풍요(31%)’였던 데 반해 최근 조사에서는 ‘빈부격차(32%)’로 변한 상태. 다만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2003년 43%에서 48%로 높아져 낙관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산층에 대한 정부 정책과 사회적 관심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으로서 중산층을 재조명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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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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