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이 뭔가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올해 특별한 프로그램은 '두레라움'이라고 답한다. 두레라움은 센텀시티에 신축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한 전용관 이름이다. 한때 부산국제영화제는 남포동 영화의 거리를 사람들로 가득 채우는 영화제로 유명했고 최근에는 해운대 바닷가에서 열리는 영화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바뀐 장소가 세 번째로 맞이하는 보금자리다. 칸이나 베를린 영화제의 전용관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어느덧 야외상영과 4개의 극장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됐다. 두레라움을 소개하는 이유는 건축에 관한 유명한 에세이인 지오 폰티의 '건축예찬'의 찬가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건축을 사랑하라. 옛것과 새것 모두를. 우리의 느낌을 황홀하게 하며 우리의 영혼을 매혹시키는, 추상적이고 암시적이며 상징적인 그 형태로 인해 우리 삶의 무대이며 기반인 건축을 사랑하라'고 전했다. 올해 신축되는 부산영화제의 상징 두레라움은 올해 가장 강력한 프로그램이자 이벤트이자 게스트가 될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언젠가 영화제가 열리기 전 한 외국인이 해운대 초입에 영화제 본부인 '파빌리온'이 건축되는 것을 보면서 내게 일시적인 기간 동안 사용할 건물을 짓는 것이 낭비 아니냐고 지적한 적이 있다. 그의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축제라는 특별한 시간이 필요하며 이 공간은 축제를 위한 이정표라고 설명해줬다. 축제의 본질은 탕진이며 그것을 말 그대로 낭비만 하지 말고 의미 있게 낭비하는 것이야말로 한 사회가 유념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여러 가지 입장과 목소리가 뒤엉킨 채 올라가는 두레라움을 보면서 불필요한 낭비는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 끝에 얻은 새로운 건축물에서 영화를 더 환상적으로 관람하게 되기를 더 큰 축제의 즐거움을 얻어가기를 소망한다. 건축은 그러한 긍정의 상상력을 통해 하나의 기념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