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이 넘쳐 나고 있지만 거액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투자에 여전히 관망 자세를 보이고 있는 나타났다.
증권사 명동 및 강남 지점장들은 18일 한결같이 “큰손(거액투자자)들은 경기회복이 가시화하고 카드채 문제 등 불안요인이 해소된 뒤 주식에 투자한다는 보수적인 자세를 갖추고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증시의 추가상승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오히려 부동산에 흥미를 보이고 있으며 주식 간접투자상품에는 더 더욱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지점장들은 “지수가 최근 단기급등하자 500만~1,000만원 규모의 투자자금은 들어오고 있지만 수 억원 대의 큰 손 자금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류창곤 강남지점장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의 해결 방식이 큰 손들의 주식투자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번 해결방식에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강남 고객들은 정부의 노사정책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류 지점장은 “강남권 투자자들은 주가지수연계증권(ELS) 등 간접투자 상품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대신 부동산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회사의 최성권 논현지점장은 “일부 큰 손 자금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이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카드가 6월에 증자에 성공할 수 있을 지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6월에 카드채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는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김영봉 명동지점장은 “아직까지 대규모 자금의 유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은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증권의 주재근 명동지점 영업부장도 “큰 손 고객들을 만나보면 실물 경기가 호전됐다는 신호가 나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최소한 2분기까지는 관망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들 지점장은 “큰 손들은 600선 초반을 박스권 상단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뚫을 수 있는 증시 부양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