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현·선물 동시에 주무른다

현물 3,616억 순매수, 선물 5,495계약 순매도… 전문가 "약세쪽 무게…보수적 대응하는듯"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과 선물시장을 양손에 올려놓고 동시에 주무르며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가들이 현ㆍ선물시장을 연계시켜 시장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시장의 방향성이 잡히기 힘들어 장중 흐름도 극히 불안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가지수선물인 ‘코스피6월물’을 5,495계약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들의 선물매도는 향후 주가 하락을 우려한 단순 위험회피용보다는 현물과 선물시장을 연동시켜 양쪽 시장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투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들은 선물 매도 여파로 주가가 크게 출렁거리자 현물시장에서 3,616억원의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비싼 값이 매겨진 선물은 팔고, (선물보다) 싼 현물을 사는 전형적인 현ㆍ선물 연계매매 기법”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선물과 현물의 가격이 같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간차이만큼 가격차이를 따먹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현ㆍ선물 연계매매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은 사흘 연속 상승하던 기세가 단숨에 꺾였다. 개장초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선물을 매도하자 프로그램 매도 물량(총 2,776억원)이 나오면서 급락했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외국인은 느긋하게 현물 매수에 나서 종합주가지수 낙폭을 줄였다. 이날 하루 종합주가지수의 고점 대비 저점의 차이가 무려 25.43포인트(3.24%)나 됐다. 선물전문가는 “오늘은 말 그대로 개의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시장)을 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 장세”라며 “하룻동안 거래만으로도 외국인 투자가들은 선물과 현물에서 상당한 차익을 거둬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선물 매도로 지난 3월 선물만기 이후 코스피6월물의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는 2만3,033계약까지 늘어났다. 과거 기록을 살펴볼 때 외국인의 누적 포지션 2만계약이라는 숫자는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선물을 2만계약을 순매수했을 경우는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했고, 반대로 2만계약을 순매도했을 경우는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외국인들은 하락 추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얘기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현물 매수는 급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종목에 대해 선별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시장 전체로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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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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