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에서 원정군이 보급로 때문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소식도 있지만 보급로는 전쟁의 승패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당태종이 안시성에서 패퇴한 원인도 고구려군의 후방 보급로 차단 때문이었다. 반면 13세기 칭기스칸이 대제국 건설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양 고기를 건조해서 만든 가벼운 전투식량과 이동식 야영 장비를 이용함으로써 보급로가 따로 필요없는 기동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도 보급로 확보는 중요하다.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만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예탁금이 10조원이 넘는 등 시중 유동성이 증시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으나 선뜻 매매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보급 경로가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위험이 낮아질 때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보다 활발해 질 수 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