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건설이 연고지인 대구에서 아파트 분양 사업을 재개한다.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선 후 첫 번째 사업으로 회생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월드건설은 오는 8월 중 대구 달서구 월배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59~84㎡(전용면적 기준)의 중소형 아파트 1,000가구 정도로 구성된 대단지 아파트다.
월드건설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이 땅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워크아웃 등을 거치면서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워크아웃 당시에도 여러 차례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었지만 채권단과의 이견 등으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월드건설의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첫 사업을 연고지인 대구에서 재개하는 만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월드건설은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대형 건설사인 대림산업과 공동시공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림산업이 시공지분의 60%를 가지며 월드건설이 40%를 맡는다. 이에 따라 브랜드 역시 대림의 'e편한세상'을 사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월드건설이 이번 사업을 통해 재기의 기반을 마련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그동안 진행해온 구조조정과 맞물려 재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은 유리한 상황이다. 수성구ㆍ서구 등 일부 지역의 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월드건설이 사업을 진행하는 달서구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매매ㆍ전세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다. 월배지구의 주요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0%를 훌쩍 넘을 정도다.
대구 월성동 H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입지나 교통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며 "다만 여름철 비수기라는 점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