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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프로골프 군단이 칼을 갈고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9일부터 나흘간 호주 멜버른에서 펼쳐지는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10만달러)을 시작으로 2012시즌의 막을 올린다. 코리안군단의 각오는 비장하다. 지난해 통산 LPGA 100승 돌파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시즌 총 3승에 그쳐 사실상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한국(계) 선수들은 새 시즌 개막만을 기다려왔다. 2012년 LPGA 투어는 지난해보다 4개가 늘어난 27개 대회에 총상금 4,700만달러(약 546억원)가 내걸린다.
◇신지애, 우승을 부탁해= 지난해 국내 골프 팬들은 한국 선수들의 우승 소식이 뜸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신지애(24ㆍ미래에셋)가 느꼈을 아쉬움과 비교할 수는 없다.
신지애는 프로 데뷔 후 2011년 처음으로 우승 없이 시즌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1위에 올랐던 세계랭킹은 7일 현재 7위까지 밀려나 있다. 지난 시즌을 끝낸 뒤 신지애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절치부심했다. 새벽5시부터 오후5시까지 연습과 라운드, 이후 저녁식사 전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신지애의 부친 신제섭씨는 “동계훈련은 특별한 스윙 교정이 아니라 예전의 감각을 되찾는 데에 목적을 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샷 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을 바꾸면서 허리 부상 등 역효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야니 독주를 막아라= 이번 시즌에도 한국군단의 최대 라이벌은 세계랭킹 1위 청야니(23ㆍ대만)다. 청야니는 지난해 LPGA 투어 7승과 유럽 투어 3승 등 모두 12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청야니를 견제할 한국 선수로는 역시 ‘원투 펀치’ 신지애와 최나연(25ㆍSK텔레콤)이 우선 꼽힌다. 지난해 신인왕 서희경(26ㆍ하이트)도 투어 적응을 마치고 중심세력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US 여자오픈 우승으로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유소연(22ㆍ한화)의 가세로 한층 든든해졌다. 유소연은 지난 5일 호주에서 끝난 유럽 투어 호주 여자마스터스에서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전력임을 과시했다. 박세리 등 중견들도 여전히 ‘한 방’을 갖췄다.
◇개막전, 기선을 제압하라= 호주 로열 멜버른GC(파73ㆍ6,505야드)에서 열리는 개막전은 이번 시즌 판도를 전망해볼 수 있는 풍향계다. 유럽 투어 대회로 열렸던 호주 여자오픈은 올해부터 미국 LPGA 투어 대회로 치러진다.
디펜딩 챔피언 청야니가 올해 데뷔전을 치르는 가운데 한국(계) 선수 36명이 기선 제압을 노린다. 우승에 목마른 신지애를 필두로 유소연, 서희경, 그리고 초청을 받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왕 김하늘(24ㆍ비씨카드) 등이 시즌 첫 승을 정조준한다. 청야니와 함께 세계랭킹 2위 소피 구스타프손(노르웨이), 홈에서 유독 강한 캐리 웹, 캐서린 헐 등 호주 선수들도 경계대상이다. 지난주 호주 여자마스터스에서 공동 준우승에 그쳤던 유소연과 김하늘이 크리스텔 부엘리용(25ㆍ네덜란드)에게 설욕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프레지던츠컵 개최지였던 로열 멜버른GC는 1891년 설립돼 호주 최고의 역사를 가진 곳으로 여자 대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랭킹 3위 최나연은 다음주 대회부터 시즌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