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가 흥미롭게 읽은 책은 마이클 미칼코가 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 생각하기(Cracking Creativity)'로 편안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13을 반으로 나누면'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평범한 사람과 창의적인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우리는 과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까. 흔히 13을 둘로 나누면 6.5 또는 6과 2분의1이라고 답한다. 그렇지만 창의적인 사람은 '1과 3'등 갖가지 답을 제시한다.
이렇게 답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을 때 과거의 경험을 기초로 일상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런 방법은 자신이 내린 결론에 가장 큰 확신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창의적인 사람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문제를 풀기 위해 과거에 배운 방식이 무엇이었는지를 찾는 대신 얼마나 많은 방식으로 문제를 볼 수 있는가, 어떻게 문제를 재정의할 수 있는가를 자문한다고 그 차이를 설명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컴퓨터 산업의 트렌드에서도 유니박(UNIVAC)ㆍIBMㆍ애플(Apple) 등의 시장장악 과정은 경험에 대한 집착과 현재의 성공에 대한 안주, 창의적인 사고방식과 문제해결 접근법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할 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과거의 경험만큼 중요한 자산도 없지만 그것만큼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도 없다. 우리가 경험에 집착하고 거기에서 최적의 해답을 구하려 할 때 우리는 주어진 공간, 주어진 먹을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편안함에 안주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서류를 들추어서 내일의 전략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방법은 더이상 경쟁도구가 되지 못할 것이며 늘 뒤따라가는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려는 자세로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자신이 속한 기업,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
끊임없는 창의적 사고, 변화에 대한 유연한 발상이 더 가치있게 여겨지고 더 확산될 때 우리 자신과 기업은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다음 사회(Next Society)'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홍석주<조흥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