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캐릭터업계 제조업체 횡포에 운다

캐릭터 사용료를 주지 않으려는 일부 제조업체들 때문에 캐릭터 개발업체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완구, 인형, 문구, 액세서리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이 캐릭터 제품 판매수량이나 단가를 속이는가 하면, 계약기간이 끝난 후에도 버젓이 판매하면서도 로열티를 주지 않는 등 로열티를 줄이려는 횡포에 캐릭터 개발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사실 캐릭터개발 업체들은 제조업체의 횡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우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제조업체와 합의를 보고 마무리를 지어왔던 게 현실. 이는 제조업체와 관계가 악화되면 제품판매를 통한 로열티 수익이 전면 중지되고, 불황으로 인해 새로운 제조업체를 물색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꾸준히 인기를 얻고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캐릭터 개발업체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대 인기캐릭터로 선정된 `뽀글이`개발사 앤캐릭엔터테인먼트(대표 이양우)는 최근 국내 최대 완구제조사 손오공(대표 최신규)을 저작권법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손오공이 기능성 방석 `메디큐`에 캐릭터 `뽀글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게 앤캐릭엔터테인먼트의 주장. 손오공은 이에 맞서 앤캐릭엔터테인먼트와 충분한 협의가 있었기 때문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30만원에 이르는 제품을 샘플용으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500개나 생산했다는 손오공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손오공은 그 동한 판매한 메디큐 180여개에 대한 로열티를 한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손오공측은 사건 책임을 물어 최근 담당 이사를 해고해 이 부분에 대한 잘못을 스스로 인정했다. 현재 사건 수사중인 구로경찰서는 조만간 이 사건에 기소의견을 첨부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앤캐릭엔터테인먼트는 손오공이 방석류 외에도 핸드폰줄, 인형 등 캐릭터상품을 불법생산 및 판매, 판매수량 조작 등을 한 의혹이 있다며 추가 고소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캐릭터 개발사 S사는 최근 인형 제조사 J사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J사가 생산하기로 S사와 계약한 캐릭터상품이 이미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 제품은 S사가 J사와 계약을 맺기 이전에 계약했던 모 제조업체가 계약기간이 끝난 후에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불법유통 상품이다. 결국 S사는 로열티 한푼 못 받는 예전 제조업체의 불법판매 때문에 새로운 계약도 못하고, 오히려 손해배상 해야 할 처지다. 한 업계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의 횡포로 인한 캐릭터 개발업체의 피해는 비일비재 하지만, 상대적 약자인 캐릭터 개발사는 그냥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캐릭터산업 발전 자체를 가로막는 일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관련기사



김민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