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작업 공간을 부엌 중앙에 섬처럼 만들거나 거실 방향으로 돌출시킨 ‘아일랜드(Island)형’ 제품이 부엌가구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부엌이 단순히 조리와 식사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가족 공동의 생활 문화공간으로 바뀌면서 상황에 따라 요리작업대나 식탁, 아이들의 책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아일랜드형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 에넥스, 넵스 등 주요 부엌가구 업체들이 최근 출시한 부엌가구 신제품 대부분이 아일랜드 형태를 띠고 있다. 아일랜드 주방은 40평형대 이상의 아파트 거주자를 겨냥한 3,000만~4,000만원대의 고가 제품에서부터 20~30평형대에도 구성할 수 있는 300만~1,000만원대까지 가격대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샘은 고급 부엌가구 브랜드 ‘키친바흐’를 통해 아일랜드 카운터를 강조한 신제품 ‘뮤즈’를 22일 새로 출시했다. 뮤즈 시리즈에 설치된 아일랜드 카운터는 상황에 따라 요리작업대나 식탁, 아이들 책상은 물론 위에 와인걸이 겸용 조명을 설치, 와인 바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 키친바흐 뮤즈의 가격대는 800만~1,000만원선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국민대 최경란(실내디자인학과) 교수는 “키친바흐 아일랜드는 와인잔과 백자를 연상케 하는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제품”이라며 “집 크기, 수납 물품의 종류와 양, 라이프 스타일, 주변 인테리어에 따라 조리, 수납, 와인 바, 장식 모드 등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에넥스는 벽을 따라 설치되던 부엌 개념에서 탈피, 거실과 부엌의 경계를 허문 아일랜드형 제품 ‘I 에디션’과 ‘S 에디션’을 최근 출시했다. 여성이 앉아 있는 형상을 본떠 하부를 최소화하는 대신 상판을 허공에 띄운 S에디션은 TV, 오디오를 빌트인시켜 온 가족이 식사를 하면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I 에디션는 앞뒤 구분을 없애 어느 방향에서도 작업하거나 수납장을 열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가격은 200만~400만원대. 에넥스 이용한 디자인연구소장은 “독특한 개성을 원하는 트렌드세터들과 전문직 종사자, 20평형대 맞벌이 부부, 원룸 독신생활자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 부엌가구 브랜드인 ‘넵스’는 주부들이 요리뿐 아니라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수납기능을 강화한 아일랜드형 부엌가구 신제품 ‘발로레’를 올해 선보였다. 이동식 의자 밑에 별도 수납공간을 마련하고 조명기능과 전기시설을 갖춰 노트북이나 소형 가전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녀 공부방 같은 분위기를 연출, 부모와 자녀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가격대는 40평형대 기준3,000만원대로 다소 비싸다. 웅진 뷔셀도 올 하반기 아일랜드형 디자인을 강화한 부엌가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40~50평형대의 주상복합아파트와 고급 빌라 중심이던 제품군도 20~30평형에도 설치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확대되면서 아일랜드형 부엌의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