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월 4일] 소호(SOHO)와 소호명가(所湖名家)

소호(SOHOㆍSmall Office Home Office)는 우리나라 말로 자영업자를 뜻한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지난 2002년 619만명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0월 말 현재 577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자영업자 수가 급속히 줄어드는 것은 근본적으로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달리 자영업 비중이 높은 나라다. 2006년 기준으로 한국의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 비중은 33.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미국(7.4%), 영국(12.7%), 일본(10.2%)은 물론 그리스(30.1%), 터키(29.8%)보다도 훨씬 높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음식점 1개당 인구는 85명으로 미국의 606명, 일본의 177명과 대조를 이룬다. 택시 1대당 인구도 일본은 296명인 데 비해 한국은 165명이다. 그야말로 과잉공급이다. 광주은행의 주요 영업기반인 광주·전남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자영업 비중이 어느 지역 못지 않게 높다. 필자는 광주은행장에 부임한 후 어떻게 하면 소호 업체를 육성하고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래서 탄생한 상품이 '소호명가(所湖名家)'다. '소호(所湖)'는 'SOHO'와 발음이 같아 콘셉트가 맞다. '호남(湖南)에 소재(所在)한 명가(名家).' 광주은행의 소호명가로 선정되면 신용대출 한도가 확대되고 금리우대를 받는다. 신용카드 사용한도 확대, 각종 수수료 우대 외에도 소호명가 현판을 부착해준다. 2008년 10월부터 지금까지 광양의 홍쌍리 청매실 농원, 영광의 모시떡집, 4대째 진다리붓을 만드는 보림필방, 보성에서 제일 좋은 녹차를 생산하는 곳, 그 유명한 나주곰탕집 등 광주·전남지역에서 브랜드 가치가 제일 뛰어난 소호 259개를 발굴했다. 광주에서 창억떡집으로 유명한 예다손은 소호명가 1호점으로 선정된 후 부산ㆍ대전ㆍ인천 등 전국에 무려 23개의 프랜차이즈점을 냈다. 광주은행 소호명가로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음식하면 전라도다. 광주ㆍ전남 지역을 여행하실 분들은 해남 '땅끝 기와집' 등 광주은행의 소호명가 현판이 부착된 음식점을 들르면 틀림없이 만족하리라 믿는다. 광주은행의 소호명가 아이디어가 이 나라 소호 업체들이 장수기업으로 가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일본 교토에서 1,300년 전 문을 열어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는 결혼용품 가게 겐다(源田)나 1,200년 역사의 부채가게 마이센도(舞扇堂), 그리고 현재까지 1,010년간 영업해온 인절미 구이가게인 이치와(一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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