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물가, 하반기 내수회복 발목 잡나

원자재값 폭등이 主원인…공공료등 인상도 한몫<br>환율하락등으로 '물가 3%대 상승' 가능성은 적어



지난 2월부터 국내 물가 흐름이 심상찮은 이유는 유가ㆍ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원화 강세 폭은 적었기 때문이다. 환율이 원자재 가격 상승의 충격을 더 이상 흡수하지 못하면서 수입물가가 동반 상승, 중간재물가나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또 연초부터 들썩인 공공요금이나 서비스요금 상승도 물가 불안요인이다. 특히 수입물가가 1~2분기 뒤 국내 물가에 본격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경기 회복이나 정부의 경기 운용에도 어느 정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을 이유로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가 다시 이어지고 총수요 측면에서 소비심리도 위축된 상황이어서 3%대의 고물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 압력 더 커져=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재(원재료+중간재)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2.1%였다. 한달 오름폭이 2%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올 2월(1.0%)의 2배를 넘었다. 원재료 가격은 전월비 무려 4.5% 급등했고 중간재도 1.5% 올랐다. 모두 전달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원재료 가격의 오름폭은 지난해 4월 이후 근 1년 만에 최대치다. 국산품의 경우 원재료가 0.5%, 중간재가 1.1% 오르는 정도였다. 하지만 수입품은 원재료가 무려 5.1% 급등했고 중간재도 2.6% 올라 국산품을 압도했다. 생산재 물가의 오름세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도했다는 뜻이다. 실제 원유(6.4%)를 비롯해 구리(14.4%)와 고철(9.9%), 연광석(8.9%) 등이 모두 크게 올랐다. 중간재에서도 니켈(13.2%)과 구리(14.3%), 나프타(11.5%) 등이 10%를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는 원화 강세폭이 달러 대비 7%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원ㆍ달러 환율이 20~30원 정도 떨어지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환율로 인한 완충 효과도 떨어지면서 여름 이후에는 소비자물가도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수 회복에 부담 가능성=물가 상승은 국내 기업과 가계ㆍ정부의 경제 운용에 직간접적인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생산재물가가 오르면 기업들은 원가 부담이 커져 채산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최종 소비재 가격이 상승하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면서 내수 회복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 미국 소비가 침체되면서 우리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주 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가 3%대까지 오르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경기회복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종 물가지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지만 전반적인 물가안정 기조를 해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아직까지는 일반적 분석이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 1ㆍ4분기에도 민간 소비가 둔화되는 등 총수요 측면에서는 물가 인상 압력이 작다”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둔화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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