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2월 25일] 해머·물대포·소화기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전세계 언론에서 우리나라 ‘난장판 국회’의 모습이 톱뉴스를 장식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국가브랜드 파워를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는 지난 1월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출범시키려 하고 있다. 내년 예산에 80억원 정도를 편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쪽은 많은 예산을 투입해 국가브랜드 제고에 나서고, 다른 한 쪽은 과거 회귀적 구태정치로 국가브랜드를 실추시키고 있다. 얻는 것에는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잃는 것은 한 순간이다. 구태정치가 더 이상 계속 돼서는 안 된다. 과거 역대 정권의 부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곳곳에서 들리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신음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명분과 절차적 정당성,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전략적인 국회운영을 통해 미래지향적 정치, 생산적 정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정치란 무엇인가. 다름을 전제로 정치는 출발한다. 생각이 다르고, 진단방법과 관점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치는 필요한 것이다. 또한 정치는 결과를 포함하는 과정이다. 결국 정치는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해관계 집단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조율하고 타협함으로써 통합하는 과정인 것이다. 우리에게 며칠의 시간이 남아 있다.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난장판 국회’로 응어리진 국민들의 가슴을 풀어줘야 한다. 불필요한 갈등만 야기하는 이념법안을 뒤로 미루고 민생법안의 처리에 주력해야 한다. 선별처리가 필요한 것이다. 시급한 민생법안은 합의처리가 안 되면 다수결에 의해서라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법안은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 국민은 여야의 원숙한 정치력을 기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