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OPEC 증산에 '한계' 40弗대 중반 유지할듯

■유가 어디까지 오를까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로 치솟으며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세계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유가는 장중이지만 사상 처음 배럴당 43달러선을 돌파했으며 앞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경기회복에 따른 세계적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유가의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상품선물 전문가들은 러시아 석유재벌인 유코스의 원유생산 중단 가능성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생산 한계, 가격상승을 노린 국제 투기꾼들의 가수요 촉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제유가는 40달러대 중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는 올들어 9%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인도,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일본ㆍ유로존 등 세계경제의 성장에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한층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공급 불안 가중=하루 17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러시아 석유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유코스의 파산과 석유생산 중단 가능성이 국제 투자자들의 투기적인 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더해 OPEC이 다음달부터 50만배럴을 증산하고 9월 회의에서 추가증산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원유가격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미 OPEC 산유국들은 생산가능 시설의 90% 가량을 가동하고 있어 실질적인 생산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미 OPEC은 하루 생산량을 3,000만배럴로 늘리며 지난 79년 이후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세계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OPEC은 원유가격을 낮출 수 있을 정도의 추가생산을 단행할 여지가 없다”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생산한도까지 차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유수요는 폭발적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주 사상 최대인 하루 1,130만배럴의 원유를 해외에서 들여왔지만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급증으로 원유재고는 오히려 310만배럴 줄어든 2억9,870만배럴에 그치고 있다. 또 원유수입 증가율이 50%에 달하는 중국과 고도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인도 등도 원유확보에 목말라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원유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만성적인 초과수요’ 상태다. ◇세계경제 회복에 걸림돌=회복기미를 보이는 세계경제에 고유가는 성장률을 갉아먹는 악재가 틀림없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글렌 하버드 교수(경제학)는 “미국경제는 고용과 소비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이를 확신할 수 없다”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3%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는 원유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과 일본ㆍ유럽국가 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또 고유가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적한 것처럼 고유가는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키고 기업들의 생산단가를 높여 소비감소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경제성장의 엔진을 식히게 된다. ◇당분간 40달러대 유지할 듯=유코스 사태 해결 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유가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오는 9월까지 다소의 진폭은 있을 수 있지만 유가는 40달러선을 유지할 것이며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풀지 않을 경우 유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선물 전문가들은 OPEC의 원유생산이 한계에 달한데다 유코스 사태로 국제 원유시장이 탈진상태에 빠져 있다며 배럴당 45달러가 새로운 저항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퀘스트인터내셔널의 케빈 카 분석가는 “고유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악재는 많지만 호재는 별로 없다”며 “원유 트레이더들이 매수 포지션을 청산할 이유가 없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코스 사태가 해결되고 이라크 등 중동불안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경우 유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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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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