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투자기관 첫 30대이사 나왔다
낙하산 인사 관행깨고 민간인 출신 발탁…농업기반공사 정도훈씨
정부투자기관에서는 처음으로 30대의 젊은 이사가 선출됐다.
중앙부처에서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거나 50대 이상의 사내 임원이 선임되는 등의 오랜 관행을 깨고 순수 민간인 출신이 선출돼 더욱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정도훈 이사의 전격발탁은 공기업 임원 혁신을 추진하는 청와대의 의지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14일 상임 이사직을 공개 모집한 결과 정도훈(38ㆍ사진) 한국능률협회 책임전문위원이 선임됐다고 밝혔다. 정 이사는 경북 선산 출신으로 수원고와 경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가치행정연구소 대표 컨설턴트와 한국능률협회 책임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 이사가 선출된 것은 안종운 농업기반공사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자발적’으로 한 명의 이사는 외부에서 공개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부터. 안 이사장은 허상만 농림부 장관, 관계기관 등과 협의를 거쳐 이사직에 대한 인사공고를 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현행 중앙인사위원회 등에서의 지침상에 산하단체의 장 등은 공채 등을 명시하고 있지만 일반 임원은 강제적으로 공채를 하라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임 정 이사는 서류전형과 면접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실력을 인정받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반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 이사는 시ㆍ군 등 지자체를 상대로 컨설팅을 한 경험이 많아 그곳의 상황과 사람들을 잘 알고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반공사가 중장기적으로 강화해야 할 농촌지역 개발사업 등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향후 농촌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지금은 정부와 공사 등에서 농민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펼쳤지만 앞으로는 고객의 범위를 전국민으로 설정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요구에 어떻게 농촌이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농촌에서 심각한 문제는 쌀 협상보다도 농촌의 빠른 이농현상으로 인해 앞으로 국토 기능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국토의 다원적 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부는 앞으로 산하단체 이사 등의 임원 선출에 있어 적극적으로 외부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전용호
기자 chamgil@sed.co.kr
입력시간 : 2004-06-14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