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수익형 부동산 투자 다양한 틈새 노려라

오피스텔·상가만 고집 말고 노후주택 등 대상 넓히길<br>낡은 단독주택 사들여 다세대로 바꾸면 임대수익 짭짤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게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의 청약 바람이 거세다. 지난 3월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한 '강남역2차 아이파크'는 56.7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같은 달 청약접수를 받은 한화건설의 '송파 오벨리스크'역시 8대1의 경쟁률을 보여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각 건설사도 앞다퉈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 약 20개 단지 9,500여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 뒤에는 수익률 저하라는 함정이 숨어있다. 임대료는 제자리 걸음을 하는 반면 분양가는 대폭 높아져 실제 투자자가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된다는 것이다. 일부 신규 분양된 강남권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가 높아 연 5%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주변 오피스텔 임대 시세보다 월 10만~20만원 이상은 더 받아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세가 갑자기 뛰어오르지 않는 이상 은행 이자보다 못한 수익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상가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부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최근 미분양 물량이 대거 발생해 할인 분양에 돌입하기도 했다.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 상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오피스텔ㆍ상가ㆍ도시형생활주택 등 전형적인 수익형 물건만 고집할 게 아니라 노후주택 리모델링, 모텔, 주차빌딩, 골프연습장 등 투자 대상을 넓게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에도 '틈새'가 있다. 수도권 오피스텔 분양가 올라 수익률 갈수록 하락 추세 오히려 지방이 더 재미볼수도
모텔·주차빌딩·골프연습장등도 고수익 낼수 있는 알짜 투자처
#1. 경기 분당에 살고 있는 개인사업자 안모(63)씨는 최근 10억원 안팎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매입하려다 결국 투자를 포기했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추가 분담금까지 감안할 경우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시세 차익을 보기는 어렵더라도 매달 꾸준한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찾고 있다. 하지만 막상 연 5% 이상 수익을 낼 만한 물건은 구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고민이다. #2.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한 오피스텔에 당첨된 직장인 박모(43)씨 역시 비슷한 고민 속에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2억원을 훌쩍 넘겼지만 주변 임대료 시세와 각종 세금, 대출 이자 등을 따져본 결과 임대수익률이 4% 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는 "주식은 불안하고 여전히 예금 금리는 낮아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며 "앞으로도 괜찮은 수익형 부동산이 있는지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ㆍ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던 예비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이런 상품을 공급하는 건설사가 크게 늘고는 있지만 분양가를 올려 잡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꾸준히 오르는 대출 금리도 부담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틈새'를 찾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피스텔ㆍ상가와 같은 단순 매입ㆍ임대형 수익형부동산에 집착해서는 큰 이익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용도변경ㆍ리모델링과 같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으로 수익률 '업(UP)'=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투자법 중 하나가 노후 단독주택이나 상가를 매입한 후 이를 리모델링 해 임대 수익을 높이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울 강남권에서나 주로 볼 수 있는 투자 방법이었지만 최근 전세난에 따라 소형주택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성공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주부 오모(42)씨는 지난해 자신이 보유하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단독주택(대지면적 130㎡)을 지상 3층 전체 15실 규모의 다중주택으로 재건축해 요즘 매달 700만원 가량의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다중주택은 건축법 시행령상 단독주택의 일종으로 ▦학생 또는 직장인 등 여러 사람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구조의 ▦연면적 330㎡ㆍ지상 3층 이하의 건물로 ▦각 세대 별 취사시설을 들일 수 없는 게 특징이다. 고시원과 비슷한 구조의 주택인 셈이다. 건축비 2억원(연면적 3.3㎡당 300만원)은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 받았고 임대 보증금(1실 당 1,000만원)으로 현재는 이를 대부분 상환했다. 그는 "7억원 선이던 이 집의 시세도 최근에는 12억원까지 올라 상당한 재미를 봤다"고 전했다. 반면 땅값이 비싼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투자가 통하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영업자 박모(40)씨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대지 230㎡ 규모의 노후 단독주택을 21억원에 사들여 이를 상가주택으로 개조했다. 1층에는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상가와 사무실을 들였고 2~4층에는 원룸과 투룸 8실을 넣어 매달 1,000만원 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공사비 4억원을 포함하면 실제 연 수익률은 4% 선에 그치고 있다. 각종 세금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실패한 투자인 셈이다. 권영환 RB리얼뱅크 대표는"단독주택은 대부분 상업지역과 떨어져 있어 땅값 상승을 기대하는 중장기 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해 당장 임대수익률을 높여도 3~4년 뒤에는 다시 임대료가 낮아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피스텔ㆍ원룸은 서울 외곽이 더 수익률 높아=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낮은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면 굳이 서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은 임차수요가 풍부해 공실 위험이 낮지만 그만큼 매입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평균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72%로 지난해 1월 5.96%보다 0.24%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경기 지역 평균 수익률은 6.27%로 서울보다 0.55%포인트 높았다. 서울에서도 강남권(5.57%)이나 도심권(5.75%)보다 기타지역(5.81%)의 수익률이 더 좋았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한 일부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면적 3.3㎡당 분양가가 1,700만원에 달해 실제 수익률은 5%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을 벗어나더라도 대학가나 역세권 등에 위치한 물건을 고르면 예상 밖의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오피스텔 한 채를 살 수 있는 돈으로 지방에 투자해 더 좋은 수입을 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 살며 과감하게 대전 원룸에 투자한 직장인 김모(50)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대전 대학가 인근에 18개의 원룸이 있는 4층짜리 건물을 5억5,000만원에 매입해 매달 280만원을 벌고 있다. 보증금 2억3,000만원을 제외하면 실제 투자금액은 2억2,0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 수익률이 10%를 훌쩍 뛰어 넘는다. ◇고정관념 벗고 투자 대상 찾아야= '수익형 부동산=오피스텔ㆍ상가'라는 고정관념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것도 투자 대상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모텔이나 주차빌딩ㆍ골프연습장 등이 주요 투자처다. 이러한 물건은 무엇보다 초기 투자금액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매를 통해 물건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공동 투자자를 모집해 덩치 큰 물건에 공동으로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경매에 부쳐진 대구 소재 한 모텔은 감정가보다 4억원 가까이 비싼 25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고, 충북 청원군에 있는 또 다른 모텔 역시 감정가(6억5,000만원)보다 비싼 6억8,262만원에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특히 모텔의 경우 용도변경을 통해 노인 요양원으로 개조해 연 10%가 넘는 고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종종 포착된다"고 말했다. 김철 이웰부동산투자자문 대표는 이에 대해 "수익형 부동산은 현장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경매를 통해 물건을 매입할 경우 권리분석 및 임차인 명도 등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5%가 투자 마지노선
■ 수익형부동산 수익률 계산법
임대소득서 대출이자·숨겨진 세금 등 빼고 따져봐야
수익형부동산의 핵심은 수익률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보통 수익률 5%를 투자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시중 은행의 정기예금금리가 4~5% 선이기 때문에 이보다는 수익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필요조건인 셈이다. 수익률은 투자자금 대비 임대 소득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금이 1억원인데 매년 1,000만원을 벌어들이면 수익률이 10%인 셈이다. 이때 투자자금에서 임대보증금은 제외된다. 1억원에 매입한 오피스텔의 임대보증금이 1,000만원이라면 투자비용은 9,000만원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임대 소득에서는 대출이자와 각종 유지ㆍ보수비용 등을 제외해야 한다. 월 100만원의 수입을 얻더라도 대출이자가 매달 20만원씩 나온다면 이를 빼고 수익률을 계산해야 하는 것이다. 일부 신규 분양 오피스텔 중에서는 이러한 비용은 모두 빼고 높은 임대수익률을 홍보하는 곳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숨겨진 비용에는 세금도 들어간다. 특히 오피스텔은 세금 문제가 복잡한 편이다.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임대하면 주택 수에 포함돼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종부세 부과대상에도 포함된다. 반대로 업무용으로 사용해 일반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는 일반 과세되고 종부세도 비과세 혜택을 받지만 매년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 세금은 매달 내는 게 아니므로 세전ㆍ세후 수익률을 잘 살피는 게 좋다. /서일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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