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노동조합이 아닌 `주니어보드`도 근로자 대표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주니어보드는 중견 과장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직이다.
서울고법 특별4부(재판장 이광렬 부장판사)는 현대건설이 “직원 정모씨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회사 주니어보드는 97년 설치 당시 사장 직속기구 였으나 나중에는 직원들의 복지후생과 인사관리 등 업무를 다뤄왔다”며 “직접ㆍ비밀ㆍ무기명 투표를 통해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된 주니어보드 의장단은 사용자측과 정기회의를 갖고 임금을 포함한 각종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측이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없을 경우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와 협의해야 하는 데 이 회사 주니어보드는 이에 해당된다”며 “주니어보드 의장단은 98년 4월 고용조정에 대해 사용자측에 동의했으므로 정리해고 회피 노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1년 6월 현대건설에 입사한 정씨는 98년 6월 해고되자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 기준과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당시 노조는 전체 직원 5,360명 중에 300명만을 조합원으로 갖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