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가 국회의 동의를 받고 감사원장직을 맡게 됐다.
신임 감사원장은 비록 참신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공직경험이 풍부하면서도 개혁적 성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감사원이 앞으로 상당히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국회의 제동으로 인해 대통령의 처음 의도와 다른 사람으로 수장이 교체됐지만 감사원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은 만큼 기본 방향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은 현재 큰 변화의 기류를 타기 시작한 상태다. 회계감사권의 국회 이관문제가 이미 수면 위로 떠올라 있는 상황이고, 대통령직속의 정부혁신위원회가 감사원의 기능을 적발중심의 감사에서 직무감사 등으로 전환을 모색하면서 조직렝貫渶활동의 대대적 개편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감사를 받는 입장에 주로 있었던 신임 감사원장으로서는 감사원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의 경험이 국민이 요구하는 감사원 개혁방향과 맞물리느냐 아니면 엇갈리느냐에 있다. 감사를 숱하게 받아 온 그의 경험은 공직자의 직무를 원활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감사 방식을 바꾸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직자와 국민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자칫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감사의 객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분야에서 현장경험이 풍부한 외부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감사원은 고유업무인 직무감찰과 회계검사 기능에 덧붙여 성과려ㅓⅠ㉪?비중을 점차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임 감사원장은 이에 맞춰 감사원 조직을 개편하고 이 과정에서 외부전문가를 가급적 많이 충원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인 제약상 감사원이 각 부처 산하기관의 은밀한 비리를 다 밝혀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각 부처 감사관실 직원을 장관과 독립시키는 `감사직렬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도 신임 감사원장이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또 하나 유념할 것은 신임 감사원장이 국민의 정부에서 경제총수를 역임했고,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냈다는 사실이다. 자신과 관련된 사안을 어떻게 감사할 것인가. 이에 대해 신임 감사원장은 국회 답변에서 “수석감사위원을 내세워 감사하겠다”고 답변했지만 그렇다고 객관성이 담보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미리 분명한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