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태안의 기적 일구자

이번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피해 현장을 보면 천혜의 자연을 갖춘 데다 자원의 보고인 우리 바다가 오염됐다는 사실과 무엇보다 어민ㆍ관광업 종사자 등 피해지역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가슴 아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국민적 자원봉사의 물결을 보며 우리 국민의 이웃사랑 정신과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필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한 시라도 빨리 자원봉사에 참여하려고 기말시험을 버스에서 치러가며 현장으로 달려온 대학생, 방학을 반납하고 엄마 손을 잡은 채 기름 묻은 자갈을 닦고 있는 고사리 손의 어린이, 심지어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까지도 일손을 보태고 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복구 현장을 찾은 해외 환경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엄청난 규모의 자원 봉사자들이 참여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방제를 해나가고 있는 데 놀랐다”며 경탄을 금치 못했다. 마치 외환위기 극복 때의 금 모으기 운동,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때의 열기 등 우리 국민이 온 힘을 합쳐 이뤄낸 드라마 같은 기적이 연속편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들의 무한한 고마움에 감사를 드리면서도 더불어 한 가지 더 도와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지금 태안을 비롯한 이들 피해지역 경제는 이 일대에서 나는 수산물에 대한 소비 기피와 관광지에 대한 여행 취소 등으로 파탄의 위기에 몰려있다. 유류 사고지역 근해에서 나는 굴ㆍ바지락ㆍ전복 등의 채취는 거의 중단된 상황이며 유류오염 수산물 유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위해 수산물을 더 많이 먹고 이 지역 바닷가로 여행을 가는 것도 자원봉사 만큼 피해 어민들을 돕는 길임을 강조하고 싶다. 정부도 조속한 방제뿐만 아니라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우선 300억원을 회생자금으로 긴급 지원하기로 했으며 피해조사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피해 어민들이 정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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