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반세기 만에 혈맥 잇는 남북열차 시범운행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철도의 소원이 이뤄지게 됐다. 남북은 어제 경의선ㆍ동해선 열차운행에 대한 군사보장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분단으로 철로가 끊긴 지 56년 만에 남북의 혈맥이 이어지게 됐다. 반세기 만에 어렵사리 철로를 잇기는 했지만 단 하루 만의 운행에 그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측은 철도와 도로의 완전 개통을 위해 상설 군사보장에 합의하자고 요구했으나 북측은 동해선 우리 측 일부 구간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북측이 문제삼은 구간의 경제성을 따져 복구 여부를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 북측이 제기한 서해해상충돌방지대책과 공동어로수역 설정, 남북경제협력사업의 군사보장조치 마련 등 방법상의 이견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도 안타깝다. 앞으로 남북접촉을 통해 시급히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다. 이번 합의는 8,000만달러 상당의 경공업 원자재와 앞으로 쌀 차관 등 우리 측이 제시한 당근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고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철도 임시운행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하겠다. 무엇보다 남북한 경제협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열차가 본격적으로 운행되면 경협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북은 열차 시범운행이 이뤄지면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하는 초기 조치를 마련해둔 상태다. 초기 조치는 경공업ㆍ지하자원 합의서 발효를 시작으로 남북이 북한 지역 3개 광산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이고 경공업 원자재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북한은 생활필수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난을 덜게 되고 우리는 부족한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남북 모두 이득이 되는 윈윈 전략인 것이다. 남북철로 연결은 동북아물류허브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남북철도가 연결돼 시베리아와 중국으로 이어질 경우 하늘에서는 인천, 바다에서는 부산ㆍ광양, 땅에서는 철로가 5대양ㆍ6대주로 뻗어나가는 동북아물류허브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시범운행을 계기로 남북은 한반도 철도의 정상운행을 위해 가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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