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시절 시국사건의 변론을 도맡아 한국 인권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이돈명(사진) 변호사가 지난 11일 오후7시20분께 서울 대치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변호사는 조선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고등고시 사법과(3회)에 합격해 판사로 근무하다 1963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그는 1974년 4월 발생한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의 변론을 맡으면서부터 시국사건의 단골 변호인이 됐다. 이어 인혁당 사건, 김지하 반공법 위반 사건, 청계피복노조 사건,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 광주 민주화운동 등 1970년대 이후 주요한 시국사건에서 빠지지 않고 활약하며 황인철ㆍ조준희ㆍ홍성우 변호사와 함께 ‘4인방 인권변호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1986년에는 한승헌ㆍ홍성우ㆍ조영래 변호사 등 인권변호의 취지에 공감하는 인사들과 함께 `정의실현 법조인회(정법회)'를 결성했는데 이 모임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으로 이어졌다. 이 변호사는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인권위원장을 지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고문으로 일했으며 조선대 총장, 한겨레신문 상임이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상지학원 이사장, 천주교 인권위원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로 재직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영일ㆍ동헌ㆍ사헌씨와 딸 영심ㆍ영희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15일 오전8시다. 고인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천주교 성당묘지에서 영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