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라크 조정 금메달 보다 값진 '꼴찌'

"총알 감수하며 티그리스강서 훈련…"

‘총성이 심해지면 사나흘 동안 티그리스 강변 창고에 숨을 죽인 채 앉아 있었고, 조용해지면 재빨리 강물에 배를 띄워 경비선들 사이로 힘차게 노를 저었다.’ 참혹한 전쟁 중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올림픽 무대에 나서 굵은 땀방울을 흘린 이라크 조정 대표팀 선수들이 1위 못지않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라크의 조정 대표팀인 하이다르 노자드(25)-후세인 제부르(32)조는 지난 11일 저녁 중국 베이징 순이 올림픽 조정카누 공원에서 치러진 조정 남자 더블스컬 패자부활전에서 6분52초71로 2,000m 레이스를 마쳤다. 1위를 차지한 러시아(6분23초52)보다는 무려 30초 가까이 뒤떨어지는 꼴찌. 그러나 자신들의 예선 기록을 7초 이상 앞당겼고 관중들의 박수도 금메달 팀에 뒤지지 않게 받았다. 사실 올림픽 참가 자체가 기적과 같았던 이라크 조정대표팀에게 기록은 무의미했다. 이들은 베이징에 오기까지 2번의 위기를 넘어야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전쟁. 이들은 유일한 훈련 장소인 티그리스 강에서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총알을 감수하면서 훈련에 매진해야 했다. 두 번째 시련은 올림픽 개막 직전 터져 나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 7월 이라크 정부의 자국 올림픽위원회 개입 명목으로 이라크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것. 개막을 일주일 여 앞두고 IOC가 이라크의 출전을 허용하면서 이들의 노력이 빛을 보게 됐지만 선수들은 며칠을 뜬 눈으로 지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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