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국제금융시장 '버냉키 랠리'

"美경제 연착륙·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발언에 다우지수·채권가격 급등…달러환율 6주새 최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낙관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으로 주가와 채권 가격이 급등하고 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버냉키 효과’로 크게 출렁거렸다. 최근 FRB 위원들이 잇따라 물가압력을 우려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버냉키 의장이 미국 경제의 성공적인 ‘연착륙’ 과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자신함에 따라 FRB가 한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에너지와 상품 가격 하락으로 물가압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FRB는 현재의 금리수준을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해 2~2.5%에 머물고 내년에는 1.75~2%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혀 내년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FRB가 ‘안전지대(comfort zone)’로 여기는 2% 이내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는 국제금융시장의 예상을 뒤엎은 것으로 월가(街)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당분간 금리동결을 지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금융시장에 전달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이날 발언으로 다우지수는 전날 102포인트 상승한 여세를 몰아 또다시 87.01포인트(0.69%) 오른 1만274.86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무려 26.98포인트(1.10%) 상승한 2,488.38포인트를 나타냈으며 S&P500지수는 10.83포인트(0.75%) 오른 1,455.09포인트를 기록해 6년래 최고로 장을 마쳤다. 또 금리인상 우려가 줄어들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84%포인트 떨어진 4.7280%를 나타내 최근 강세를 보였던 채권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달러 가치도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ㆍ유로 환율은 전일 대비 0.92센트(0.70%) 상승한 1.3131달러였으며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최근 6주 새 최저를 기록했다. 엔ㆍ달러 환율도 전일보다 0.36엔(0.29%) 떨어진 120.81엔을 나타냈다. 물가압력 감소와 함께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주택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제한 뒤 “올해 성장률은 2.5~3.0%, 내년에는 2.75~3.0%에 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누리에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CNBC에 출연해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장밋빛으로 가득 차 있다”며 “주택경기 둔화와 소비위축 등 경기부진 신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경기침체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