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서 늙은세포 회복단서 밝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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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999년 생명표 작성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자의 평균수명은 71.1세, 여자는 79.2세로 20년 전에 비해 남녀 모두 10년 정도 수명이 연장됐다.
경제성장과 의학발전이 평균수명 연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간유전체 지도가 완성되는 등 생명공학이 눈부시게 발전, '평균수명 100세' 시대도 머지 않았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서울의대 박상철 교수(생화학교실)는 노화세포의 기능회복 단서를 세계최초로 밝히면서 이러한 기대에 한 걸음 다가서게 했다.
박 교수가 찾아낸 노화세포의 비밀은 젊은 세포와 달리 노화세포에서는 외부신호 및 영양물질을 세포 안으로 밀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암피피신(amphiphsin)' 단백질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
따라서 이 단백질을 늙은 세포에 주입하면 노화세포가 기능을 회복하고 반대로 젊은 세포에서 암피피신 단백질 발현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노화세포와 마찬가지로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발견은 노화방지 및 노화 관련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노화가 왜 일어나는가는 주로 예정설과 환경설의 두 가지 가설로 설명되었다. 최근 생명공학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가설을 정확하게 증명, 노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예정설은 유전자 프로그램대로 늙어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즉 모든 생물에는 노화유전자가 있으며 이것에 의해 노화와 수명이 결정된다는 것.
이미 초파리 등 몇 가지 생물에서는 이러한 유전자가 밝혀졌으며 사람 노화관련 유전자 규명연구도 활기를 띄고있다. 예정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이론은 '텔로미어 소멸론'.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에 매달려 있는 유전자꼬리로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가 일정길이 만큼 짧아져 어느 만큼 분열하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는 것이다.
한번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부분에서 보통 50염기쌍이 떨어져나가게 되고 모두 2천5백개의 염기쌍이 없어지면 더 이상의 복제를 멈추고 세포가 노화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텔로미어가 떨어지는 것을 막는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노화를 억제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이에 반해 환경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노화촉진 요소에 어떻게,얼마나 오랫동안 접촉하느냐에 따라 노화의 양상과 진행속도도 크게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노인병학회 홍원선 고문(서울중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환경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유해산소설에 대해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는 활동 에너지의 원천인 ATP(아데노신트리포스페이트)를 만들어내는 발전소로 이곳이 체내유해산소에 의해 DNA가 파괴되면 노화가 촉진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해산소는 체내 단백질 지질 당질 등에 과산화반응을 일으켜 세포노화를 유발한다고 홍 고문은 말했다. 따라서 비타민C 비타민E 등 항산화 물질로 유해산소로 인한 노화를 억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이외에 노화를 호르몬의 기능저하로 보고 호르몬을 보충함으로써 노화를 막으려는 방법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당차병원 배철영 교수(가정의학과)는 "나이가 들면서 남자는 남성호르몬, 여자는 여성호르몬이, 또 남녀 모두 성장호르몬 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HEA)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이 감소한다.
따라서 이를 보충하면 수명이 연장될 것으로 기대돼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영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