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13일 중국 위앤화 환율을 시장가치에 맞춰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위앤화의 변동환율제 조기 전환을 요구하는 미국측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 스트레사에서 이틀간 열린 EU재무장관 회담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 시장의 환율문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EU재무장관들은 그러나 중국이 EU 및 미국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위앤화의 평가절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미국측 입장과 뜻을 같이 했다.
EU순번제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오는 20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다뤄질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 초안을 마련했다. 성명서 초안은 “환율의 조정은 순조롭고 점진적이며, 질서정연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표현을 담고 있다. EU 관리들은 또 위앤화 환율의 급작스런 변동이 국제시장에 불안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빔 두이젠베르크 총재도 기자회견을 통해 “보다 더 유연한 환율시스템으로 옮겨가는 것은 매우 신중한 계획에 따라 이뤄질 필요가 있다”면서 위앤화의 변동환율제 적용 문제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두이젠베르크 총재는 환율문제가 중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불행히도 사실상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를 미국 달러화에 고정시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